▲서울시의회가 지난해 12월 16일, 학교 밖 청소년 교육참여수당 사업 예산 8억 5천만원을 전액 삭감해 당장 1월부터 지원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홈스쿨링생활백서 제공
"학교를 그만뒀지만 교육청에서 교육비와 교통비 등을 지원해줘서 용기를 가지고 공부도 하고 알바도 해 왔는데 갑자기 당장 지원을 끊는다고 하니 낙담이 됩니다."
학교밖 청소년인 열여덟살 김아무개군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왜 갑자기 지원을 끊겠다는 건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검정고시에도 도전할 생각이었는데 그나마 숨통을 틔어준 지원금이 당장 1월부터 끊긴다고 하니 '알바부터 해야하나' 고민이 된다는 것.
이같은 상황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시의회가 학교 밖 청소년 교육참여수당 사업 예산 8억 5천만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9년부터 학교밖 청소년들에게 '교육참여수당'을 지급해 왔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인원 4410명이 혜택을 받았다.
교육참여수당은 교육비, 문화체험비, 교통비와 식비 등으로 사용된다. 모든 학교 밖 청소년에게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지역 꿈드림센터 및 학교밖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 등 관련 기관에 성실히 출석한 학교 밖 청소년에게 월 최대 20만 원이 지급된다. 지급 주체는 서울시교육청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19년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밖청소년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전국 최초로 학교 밖 청소년 도움센터를 설치했다.
서울시교육청의 이 교육참여수당에 대해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청소년 현장 관계자들은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학교밖 청소년 지원정책'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의회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된 건 맞지만 사업 자체가 폐지된 것은 아니다. 추경을 통해 적극적으로 예산을 편성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홈스쿨링생활백서, 지엘학교밖청소년연구소, 세상이 학교인 자퇴생, 청소년자치연구소, 한국청소년정책연대 등 15개 청소년 관련 단체가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1월 3일까지 이 서명운동에 함께 할 청소년단체들의 동참도 요청중이다.
이들은 서울시의회를 향해 예산 전액 삭감을 철회하고 추경에서 교육참여수당 예산을 전액 확보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홈스쿨링생활백서 송혜교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장 1월부터 이 수당 지급이 끊기면 학교밖 청소년들은 매우 큰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이 수당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철저한 관리절차를 거칠뿐더러 주 2회 출석도 잘 해야 하고 계획서나 보고서도 철저하게 운영된다. 전국적으로 되려 확산해야 할 정책을 이렇게 갑자기 끊어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장상윤 교육부차관은 시도 교육감의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책임을 명시한 '학생맞춤통합지원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학교밖 청소년을 지원하겠다고 하고 서울시의회는 예산을 0원으로 삭감하는 등 혼란을 준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애꿎은 학교 밖 청소년들만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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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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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학교밖 청소년 교육참여수당 삭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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