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지 평면도도면 우측 격자형 가로망이 각국 조계지이고 한가운데가 일본 조계지다. 그 옆 좌측 하단 영국영사관 윗쪽이 청나라 조계지이고, 도면 좌측 상단 송월동은 각국 조계지다.
인천시청
3구획의 조계지는 공간구조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서구 열강이 차지한 구획은 지형을 깎고 쌓아 직선의 격자형 가로망으로 계단식 단지를 구획한다. 조계지 남동쪽 가지런한 획지를 본떠 '일본전관거류지'도 같은 모양으로 구획된다. 북서쪽 각국 조계지도 지형을 극복해 가급 직선 가로로 획지를 구획하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해 보인다.
반면 영국영사관 북측 '청국전관조계'는 지형을 따라 획지를 구성한다. 따라서 가로가 지형을 따라 구불구불하다. 가로 폭도 휴먼스케일이다. 걷기 편하다. 지금의 '중화가' 문이 서 있는 길을 중심으로 좌측 독일 조계지였던 곳이 나중 차이나타운에 편입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렇게 형성된 조계지 공간구조가 인천개항지구로 남았다.
이와 함께 러시아 건축가 사바틴의 설계로 응봉산에 1888년 최초 근대 도시공원 '만국공원'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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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지 공간구조는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봉건 도시는 대체로 자연 지형에 순응한 구불구불한 좁은 가로를 가졌다. 곡선은 순응과 적응이며 너그러운 관용이다. 도시를 유기체로 본다면 곡선 가로는 생태환경을 고려했다 할 수 있다. 중국 조계지가 지형에 순응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