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가 지난 21일 진행한 시민평가단 회의에 참석한 안형준 신임 MBC 사장 내정자.
방송문화진흥회 제공
MBC 차기 사장으로 낙점된 안형준 메가MBC추진단 부장(아래 내정자) 앞에 놓인 상황은 결코 만만치 않다. 윤석열 정부와 여권이 MBC와 노골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외풍을 막고 MBC 보도의 공정성을 유지하는 문제는 차기 사장의 최우선적 과제다. 아울러 공채와 경력 직원간의 해묵은 갈등도 푸는 과제도 안 내정자 앞에 놓여 있다.
안 내정자는 1994년 YTN에 기자로 입사한 뒤 2001년 MBC로 이직했으며 2018년 방송기자연합회장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는 메가MBC추진단장을 맡았다.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3일 MBC 임시주주총회에서 안 내정자의 사장 선임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의 MBC 때리기, 외풍 막을 수 있을까
현재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미국 순방 당시 불거진 '대통령 비속어 논란' 보도 이후 MBC에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그간 감사원 감사,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국세청 세무조사 등이 이어졌다.
또 비속어 보도와 관련해 외교부와의 법정 소송도 벌어지고 있다. 여당 정치인들은 민간 기업들을 상대로도 "MBC 상업 광고를 끊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해외 순방시 대통령 전용기 탑승에 MBC 기자를 배제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한마디로 권력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MBC 길들이기에 나선 상황이다.
안형준 내정자는 권력의 외풍은 단호하게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1일 방송문화진흥회 최종면접 발표에서 "공영방송 MBC의 대표이사가 맨 앞에 서서 외풍을 흔들림 없이 막아내겠다"며 "보도 책임자가 독립성과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패가 되겠다"라고 선언했다.
그가 MBC의 '검언유착 보도'를 적극 옹호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MBC가 제기한 검찰과 채널A 기자와의 유착 의혹의 당사자는 윤석열 정부의 실세, 한동훈 법무부장관이기 때문이다.
안 내정자는 "검언유착 의혹 보도는 가짜뉴스가 아니다, 판결문 어디에도 MBC 보도가 허위라는 내용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혹과 관련된 기자와 검사는 모두 휴대전화를 디가우징 하거나 비밀번호를 풀지 않았다"며 한 장관이 검찰 수사 당시 휴대전화 잠금을 풀지 않았던 점도 꼬집었다.
언론노조 관계자는 "차기 사장이 했던 발언들을 보면 현재 MBC 보도의 기본 틀은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다만 지금 정권이 MBC를 향해 노골적인 혐오, 분노 정서를 드러내고 있어서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의 대대적 공세 예고... 낙하산 사장 선임 나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