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기념사업회의 세종 어진 기증식세종대왕기념사업회의 세종 어진 기증식(오른쪽부터: 우충환 바우바우 세종학당장, 이종강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대외협력처장, 이기남 원암문화재단 이사장, 필자)
김슬옹
지난 16일, 서울시 강남에 있는 원암문화재단(이사장 이기남) 사무실에서 우충환 초대 바우바우세종학당장의 첫 학기 성과 보고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세종대왕기념사업회(대표 최홍식)는 세종 정신을 해외에 알린 뜻을 기려 원암문화재단에 '세종 어진'을 기증하는 기념식을 열었다.
세종 어진은 세종성왕께서 곤룡포에 익선관을 쓰고 용상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1982년에 김학수 화백이 그렸다. 세종 어진을 기증하게 된 동기에 대해 이종강 대외협력 처장이 대신 전한 말에서,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대표는 "이제 세종대왕은 한국만의 위인이 아니다. 해외 훈민정음 보급 1호 지역인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에 원암문화재단 노력으로 첫 세종학당이 생긴 것은 세종 정신을 세계에 널리 알린 뜻이 있다고 봐 기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원암문화재단은 세종학당 재단 지원으로 2021년 9월에 볼리비아에 라파스(La Paz) 세종학당을 개원한 데 이어 2022년 9월에는 인도네시아 부톤(Buton)섬에 있는 바아바우(Baubau)시에 두 번째 세종학당을 개원했다. 우충환 학당장은 "매학기 80명이 넘는 한국어 수강 대기자가 줄을 서는 라파스 세종학당처럼, 올해 바우바우 세종학당도 두 배 늘어난 수강생으로 인해 파견교원을 추가 확보하여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학당 교사 파견은 정부 특별 법인인 세종학당 재단에서 지원하지만, 세종학당장 초빙 및 일부 운영비는 원암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원암문화재단은 음성학자로 세종정신을 널리 펴려고 애썼던 원암 이규동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재단으로 훈민정음학회를 후원하는 훈민정음세계화재단(이문호 이사장)을 세운 곳이기도 하다.
한편,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바우바우시는 자카르타에서 두 번 비행기를 갈아타야 닿는 곳으로 13년 전인 2009년에 이기남 원암문화재단 이사장 등의 노력으로 이 지역에 사는 찌아찌아 부족이 한글을 공식 표기 문자로 채택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그간은 민간 차원이었지만... 정부 지원 더해져 의미 있어"
우충환 바우바우 세종학당장은 "이곳은 수돗물과 전기 사정도 안 좋고 한낮 기온은 연중 30도를 웃도는 곳이지만, (확실한 것은) 이 지역 사람들이 무척 순박하고 욕심이 적다는 것입니다. 골목길에서 놀던 아이들은 눈만 마주쳐도 달려와 자연스럽게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하고, 어른들은 낯선 이방인에게 늘 따뜻한 시선을 보냅니다. 티 없이 맑은 이들을 보노라면 제 마음도 덩달아 밝아지더군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우바우시 사람들은 행복은 돈도 편리함도 아닌 주위 사람과 사물에 대한 '호감'에서 오는 것임을 제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에서 한국어와 한글을 가르치고 더 많은 생각과 느낌을 나눌 수 있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첫 학기 성과 소감을 밝혔다.
이기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은 민간 차원에서 한국어, 한글 교육이 이루어졌는데, 이제 정부 지원으로 좀 더 체계적으로 한국어 교육과 훈민정음 보급이 이루어져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바우바우시는 훈민정음 보급 1호 지역이니, 그 의미를 살려 훈민정음 마을 조성과 훈민정음 문화관 건립에 원암문화재단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라고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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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학과 세종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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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세종학당 첫 학기... '세종 어진' 원암문화재단에 기증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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