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 하천에 두꺼비가 산다고?"지난 6일 부산 온천천 생태연못에서 포접에 들어간 성체 두꺼비 모습(큰 두꺼비가 암컷, 작은 두꺼비는 수컷)
온천천네트워크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 대비와 대책은 찾기가 어려웠다. 시공사는 생태연못 훼손을 알면서도 작업 후 복구를 강조했다. 당장 공사가 불가피해 바로 해결은 어렵단 입장이다. 그러면서 두꺼비 산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A건설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의 관련 질의에 "공사가 마무리 단계여서 (향후) 재작업을 해서 원상복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사를 발주한 부산시는 두꺼비 산란 여부와 연못 오염 문제를 전혀 몰랐단 태도다. 관련 보고 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현장이나 온천천관리사무소 등을 통해서도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라며 "산란지역에 대한 말이 있었다면 작업에 주의를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염 문제와 두꺼비 상황을 설명하자 그제야 "파악을 한번 해보겠다"라고 답변했다.
생태연못을 관리하는 연제구 온천천관리사무소도 "공사업체, 부산시와 이야기를 한 뒤에 대응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전에 연못 오염을 막지 못한 데 대해선 공사업체 관리 권한이 구청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이미 공론화된 곳인데, 산란지 오염 말이 되나"
하지만 산란 등 시간이 촉박하다고 본 환경단체는 즉각적인 조처가 필요하다고 보고 두꺼비 이사 작전에 나섰다. 온천천네트워크, 생명그물 활동가들은 6일 밤 작은연못에서 암컷 5마리, 수컷 12마리 등 모두 17마리의 두꺼비 성체를 확인해 큰 연못으로 옮겼다.
두꺼비 이동에 함께한 최대현 부산환경회의 대표는 "이렇게 많은 두꺼비가 온천천의 한 공간에서 확인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온천천 두꺼비가 공론화된 지 한두 해의 일이 아닌데 번식시기를 모르거나 산란지를 오염시킨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을 상징하는 고마운 존재인 만큼 말로만 그린도시를 말할 게 아니라 지자체가 적극 보호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부산의 온천천 하류에 있는 환경지표종인 두꺼비는 기후변화와 도심하천에 다양한 생물이 산다는 것을 엿보여 주는 단면이다. 대도시에서 보기 힘든 두꺼비가 해마다 하천의 연못에서 알을 낳고, 대이동하는 모습은 그 자체가 장관이다. 그러나 산란지·서식지 조사와 보전, 로드킬을 막으려는 노력은 아직 미흡하다.
이런 지적에 부산시는 최근 온천천을 대표하는 생물 중 하나인 두꺼비 생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안내판까지 세웠지만, 올해도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