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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간 홍범도 장군 연구한 시인 "이 책을 받으시옵소서"

대전현충원서 <민족의 장군 홍범도> 헌정식... "제대로 평가 못받은 장군 업적 널리 알려지길"

등록 2023.03.07 17:42수정 2023.03.07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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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쓴 이동순 작가가 대전현충원 홍범도 장군 묘소 앞에서 헌시(제목: 홍범도 장군님 영전에서)를 낭독했다.
시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쓴 이동순 작가가 대전현충원 홍범도 장군 묘소 앞에서 헌시(제목: 홍범도 장군님 영전에서)를 낭독했다.심규상
 
"어딜 갔다가
이제사 오셨습니까
어찌 이리도 늦게 오셨습니까"


이동순 작가가 홍범도 장군 묘소 앞에서 헌시(제목 : '홍범도 장군님 영전에서')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며칠 전 잠에서 깨어나 한달음에 지은 65행에 이르는 긴 시다.

순간 참석자들이 비장한 표정으로 한 구절 한 구절을 경청했다. 몇 사람은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7일 오전 11시 30분 대전현충원 홍범도 장군 묘소 앞에 부산·광주·서울·청주·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온 50여 명이 모였다. 최근 출간된 이동순 작가의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맨 먼저 홍범도 장군에게 헌정하기 위한 자리였다.

헌시 낭독이 끝나자 책을 출판한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참배 후 책을 헌정했다. 헌정한 책 표지 문구가 눈에 띄었다.

"조선의 자유 독립을 위하여 제국주의 일본과의 투쟁에 온몸을 바친 대한독립군 총사령 홍범도의 이름은 천추만대에 길이길이 전하여지리라."

저자 이동순 시인은 1982년부터 홍범도 장군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2003년 10권 분량의 서사시 '홍범도'를 발표했다. 그로부터 이날 평전을 헌정하기까지 다시 20년간 공을 들였다. 무려 41년 동안 장군을 연구해온 셈이다.


서사시 골격 살려 848쪽 분량으로 재구성

이번에 쓴 <민족의 장군 홍범도>는 이전에 쓴 서사시의 골격을 살려 산문과 평전, 픽션과 사실을 혼합해 재구성했다. 장군의 파란만장한 삶처럼 무려 848쪽에 이르는 묵직한 분량이다.


이동순 작가는 "책을 헌정하게 된 심정을 오늘 육필로 써 바친 헌시에 낱낱이 담았다. 한길사에서 '민족의 영웅 안중근'(저자 전우용)과 '민족혁명가 김원봉' (저자 이원규)에 이어 세 번째로 홍범도 장군에 대한 책을 출판했다"라며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책이 만들어지면 이를 장군에게 고하고 장군의 정신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는 행사를 열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오늘 책 출간과 함께 장군을 선양하기 위해 이렇게 모였다. 그동안 장군의 업적이 제대로 평가받지도, 대접받지 못했지만 두꺼운 이 한 권으로 선양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호승 시인도 인사말을 통해 "홍범도 장군이 민족의 장군이라면 책을 쓴 이동순 시인은 '민족적 손자'라 할 만하다"라며 "실제 애국지사 손자이기도 하지만 홍범도 장군에게 마음과 심장을 바쳐서 각고의 결과물을 장군이 영전에 바친 데 대해 함께 축하한다"고 전했다.

안도현 시인은 한길사 김언호 대표에게 "(많은 사람이 장군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책을 많이 팔아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저마다 소감을 밝히며 "민족의 독립을 향한 일념으로 일제에 맞서 싸운 그 숭고한 정신을 통일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이동순 작가의 헌시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 홍범도 장군님, 오늘은 잠시 나오셔서/ 당신 생애를 정리해 서울 한길사가 정성껏 펴낸 '민족의 장군 홍범도'/ 이 책을 받으시옵소서."
 
 7일 대전현충원 홍범도 장군 묘소 앞에 전국 각지에서 온 50여 명이 모였다
7일 대전현충원 홍범도 장군 묘소 앞에 전국 각지에서 온 50여 명이 모였다심규상
 
 7일 오전 대전현충원에서 최근 출간된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맨 먼저 홍범도 장군에게 헌정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7일 오전 대전현충원에서 최근 출간된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맨 먼저 홍범도 장군에게 헌정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심규상
 
#홍범도 장군 #김언호 한길사 대표 #이동순 시인 #헌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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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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