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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진화되자마자 곧바로 해외연수 떠나는 합천군의회

군의원 9명 9일부터 8박9일 호주행... "피해 수습 위해 미루는 게 맞아" 비판 목소리

등록 2023.03.09 16:58수정 2023.03.0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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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8일 오후에 발생한 합천 산불.
3월 8일 오후에 발생한 합천 산불.독자제공
 
경남 합천에서 8~9일 사이 축구장(7140㎡) 228개 정도인 면적 163ha가 불에 타는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합천군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결행해 논란을 빚고 있다.

합천군의회 성종태 부의장을 비롯한 의원 9명은 9일부터 8박 9일 일정으로 호주로 연수를 진행한다. 의원들은 이날 낮에 합천을 출발했고 이날 저녁 인천국제공항에서 호주로 이동한다.

합천군의회는 전체 의원 11명으로, 국민의힘 9명과 더불어민주당 2명이다. 이번 해외연수에는 조삼술 의장(국민의힘)과 권영석 의원(민주당)이 불참했다.

의원들의 해외연수 소식이 알려지자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합천군농민회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합천 산불은 보통이 아니었고, 피해 규모도 크다"며 "오전에 주불 진화가 됐다고 하나 정리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는 "해외연구가 미리 예정돼 있었다고 하나 많은 피해를 남긴 산불이 발생한 만큼 연기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이런 상황에서 해외연수를 가는 것은 잘못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민 이아무개(합천)씨는 "산불이 진화가 됐다고 하나 잔불 정리를 비롯해 정리해야 할 일이 많다"며 "이런 가운데 해외연수를 결행하는 게 군민들과 함께 하는 자세인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3개월 전 예약,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실시"


성종태 부의장은 비행기를 타기 전 전화통화에서 "이번 해외연수는 3개월 전부터 준비를 해서 예약을 했고, 심사 등 과정을 거쳤다"며 "산불이 났을 때 의원들이 어제 밤 늦게까지 주민들과 같이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 부의장은 "오전에 산림청에서 산불 진화 종료를 선언했다"며 "여러 사정을 감안해서 어쩔 수 없이 해외연수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합천군의회 관계자는 "연수비용 가운데 절반은 개인 부담을 했고, 일정 연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당일 취소가 되면 환불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8일 오후 1시 59분경 합천군 용주면 월평리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20시간만인 9일 오후 10시경 주불이 잔화됐다.

이번 산불로 인해 피해 면적은 163ha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불이 나는 동안 주민 214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산림당국은 이번 산불로 이틀 동안 동원된 누적 산불 진화인력과 장비만 각각 2970명과 152대에 달했으며, 헬기 33대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 원인은 현재 산림당국이 조사중이다.
#합천 산불 #합천군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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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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