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상류에서는 종종 반대쪽으로 건너갈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만난다. 옛 시골 정취가 흠뻑 묻어나는 장면이다.
오문수
김용택 시인의 고향인 진뫼마을 앞에는 마을 사람들이 만든 징검다리가 있고 마을의 수호신이 된 느티나무가 정겹다. 진뫼에서 천담까지 10리 길은 섬진강 500리 길에서 유일하게 고향의 정취가 묻어나는 아름다운 길이다.
청정지역인 덕치면에서는 큰 산에서 채취한 약초와 산나물이 많다. 섬진강 깨끗한 물에서 나오는 다슬기와 물고기는 덕치면민들의 소득원이며 양계와 양돈, 한우농가 등 축산농가가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섬진강에는 큰줄납자루, 쉬리, 모래무지, 동사리, 꺽지, 눈동자개, 다슬기 등 다양한 수산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에 속한 감돌고기, 흰수마자, 얼룩새꼬미꾸리는 문화재보호법 및 야생동식물보호법으로 보호받고 있다.
섬진강 물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근심했다는 물우리
강건너 마을로 건너가는 다리 이름에 '물우교'가 있다. 이 마을 앞이 큰 강이라 강폭이 넓고 깊어서 비가 많이 오면 옛날 사람들은 쉽게 강을 건너지 못했다고 한다. 강건너 사는 주민들은 강물이 줄어들기 전에는 대처로 나갈 수 없었다고 한다.
언제부터인지 여름에 긴 장마가 오면 물 때문에 근심이 가득하다 하여 마을 이름을 '물우리'라고 지었다. 마을 이름에 근심 '우(憂)'자가 들어간 곳은 이 마을뿐이라고 한다. 다행이 지금은 다리가 놓여 물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섬진강 '시인의 길'에는 배낭을 메고 천천히 걷는 사람들도 있다. 출발지점에서 나보다 한 마장쯤 앞서가던 사람들이 물우교 근처에서 쉬고 있었다. 수인사를 하며 "동행하자"고 했더니 "귤좀 드시라"고 권한다. 전주에서 왔다는 이들에게 섬진강변을 걷는 이유를 묻자 형은수씨가 대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