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충남 홍성군 서부면에서 산불이 나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충남 홍성군 서부면에서 발생한 대응 3단계 규모의 산불이 17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밤샘 진화 작업을 벌였으며 해가 진 뒤 멈췄던 소방헬기 투입도 일출과 함께 재개됐다.
3일 충남도 측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21%였던 진화율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69%에 도달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밤새 진화대가 산으로 올라가 바닥을 긁고 간격을 넓혔다.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오늘 중에도 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소방헬기도 이날 오전 6시 다시 투입됐다.
한편, 전날 오전 11시께 홍성군 서부면 중리에서 발화한 산불이 오후 청룡산으로 옮겨 붙으면서 산 줄기에 위치한 천년 고찰 고산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화재가 발생한 봉우리에서 고산사까지는 불과 1.5km 거리여서 화마가 사찰을 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다행히 산불이 고산사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산불이 발생한 직후 충남도 공무원과 홍성군 문화재 관련과 직원들이 현장에 급파됐다. 오후엔 소방대원 6명이 합류하면서 10여 명의 공무원들이 밤새 고산사를 지켰다. 고산사 화재 방어 작전에는 소방차 1대와 홍성군 산불진화 차량 1대도 투입됐다.
고산사를 지킨 충남도 문화재팀 관계자는 "2일 오전 11시부터 현장을 지켰다"며 "사찰과 그 주변에 물을 두 번 뿌렸다. 불똥이 날아 오더라도 불이 붙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이날 바람도 고산사 반대 방향인 북쪽으로 불었다. 덕분에 사찰 쪽으로 내려오던 불길 속도도 지연됐다. 고산사 화재 방어에 투입된 소방대원은 "불이 고산사 가까이 왔었지만 다행히 사찰로 번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2일 밤 10시 기준 홍성 산불로 주택 30개, 창고 27개, 양곡사당 등 총 62개의 건물이 불에 탔다. 주민 234명은 인근의 서부초등학교와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화재 진압에는 3173명의 공무원 및 소방·경찰 대원 등이 투입됐다. 소방헬기 18대와 진화대 13대, 소방차 94대가 동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