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청년들의 삶을 담아낸 <청년구술생애사>
김경준
솔깃했다.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지, 나의 삶을 다른 이들은 과연 어떻게 바라볼까 궁금했다. 그렇게 프로젝트에 '구술자' 역할로 지원했고, 운 좋게 선발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나의 삶과 꿈을 이야기하다
그렇게 초여름에 접어드는 5월의 어느 날, 서울 성북구의 한 청년공간에 나를 포함한 20명의 청년들이 모였다. 우리는 2주 동안 심리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삶과 꿈을 다른 이들에게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낯선 이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하려니 쭈뼛쭈뼛거릴 수밖에 없었지만, 심리전문가의 노련한 유도에 따라 우리는 점차 마음을 열고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나는 조심스레 취직이 안 되서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력서를 일곱 군데나 넣었는데 다 떨어져서 살맛이 나질 않네요."
그러자 한 청년이 내게 말했다.
"고작 일곱 군데밖에 안 쓰셨잖아요. 저는 9수 끝에 취직했어요."
이어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지금 갖고 계신 꿈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본인도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계시고요. 이렇게 멋진 꿈을 가진 청년을 저는 처음 봐서 인상적이었어요. 분명 빛을 볼 날이 있을 거라 믿어요."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7수는 좌절할 일도 아니라는 담담한 말에 위로가 됐고, 내가 살아온 삶과 내가 품고 있는 꿈을 멋지다고 인정해주니 용기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