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의 전원위원회 성과 평가와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 이 의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남소연
20년 만에 열린 국회 전원위원회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국회의원 100명의 난상토론으로 끝났다. 어떤 이들은 '결론 없음'이란 마무리에 진한 아쉬움을 표한다. 하지만 여야를 떠나 몇 가지 원칙에는 공감대가 있음을 확인한 만큼 선거제 개편에 더욱 힘을 쏟자는 이들도 적지 않다.
144명의 의원이 참여하는 초당적 정치개혁 모임은 1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원위 이후에도 꾸준히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은 4.19 혁명 63주년 되는 날"이라며 "민주주의는 영원한 행진이라는데, 정치개혁과 선거개혁도 그 행진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라고 했다. 이어 "100명 의원의 발언을 분석해보니 굉장한 공통분모가 있다"며 "(향후) 논의의 갈래를 잡아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실개천을 강물로..." 초당적 모임, 전원위 소위 제안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별 의원들의 의견을 '실개천'에 비유하며 "전원위가 의견만 많았지 모아지지 않아서 의미 없다는 분들도 있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 실개천이 많이 모아졌다는 것은 큰 강물, 힘찬 강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다양한 실개천이 만들어졌으니 (여야) 지도부께서 큰 강물로 모아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린다"며 "하나의 단일안으로 합의해내는 (전원위) 소위를 반드시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전해철 의원은 이후 취재진을 만나 "100분의 의견을 종합해봐도 현재 상황 인식 등이 다 틀린데도 공통분모가 나온다"며 "지역구도 완화라든지, 대표성 강화라든지 오히려 잘 취합하면 합의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역시 표의 등가성을 높이고 비례성과 다양성 강화, 지역 독점구도 타파 등을 '공통분모'로 꼽으며 "그럼 그 동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무엇이 중요한가. (예로) 비례성 강화에 대해서 각 당이 책임 있는 안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국회의장실이 발표한 전원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여야는 ①비례성 ②대표성 ③다양성 ④지역주의 완화 및 지방소멸 대응 ⑤국민수용성이라는 선거제 개편 방향성에는 대체로 뜻을 같이했다. 하지만 그 해법이 무엇인가를 놓고는 소선거구제, 도농복합선거구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 권역단위 비례제, 중복입후보제, 비례 축소/확대, 의원정수 확대/확소 등으로 저마다 생각이 나뉘었다. 즉 목표는 동일하지만, 방법론에서 확연하게 다른 셈이다.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발언자 53명)은 대체로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이, 국민의힘(38명)은 도농복합선거구제+병립형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의원정수 문제에선 민주당과 비교섭 단체(9명)들은 비례대표 확대를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의원정수 자체를 줄이자고 하는 등 극명하게 갈렸다. 김진표 의장은 "지금까지는 토론의 시간이었다면 이제 협상의 시간이 시작됐다"며 "늦어도 6월 안에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수정안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