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와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추진을 둘러싸고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부산교육대학교.
김보성
윤석열 정부의 교육 정책인 '글로컬(Global+Local)대학30' 사업을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통폐합을 전제로 추진에 나선 대학 내에서 마찰음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역 대학 육성과 동반성장을 내세웠지만, 사실상의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글로컬사업 내세운 부산교대-부산대 통합하나?
지난 15일 열린 부산교대 학내 심의기구인 대학평의원회 회의장 안팎에서는 찬성과 반대 목소리가 엇갈렸다. 이날 평의원회는 글로컬대학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구성원 13명 중 교수·교직원·조교·대학원생 등 11명은 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졌지만, 학부생 2명은 참여 자체를 거부했다.
앞으로 교수회의 의결까지 마무리하면, 부산교대는 부산대와 함께 사업 응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1일 부산대는 이러한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이를 받아들인 부산교대는 바로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내왔다. 두 대학의 글로컬대학 신청은 이제 통합을 본격화하겠단 의미다.
비수도권 지역대학의 혁신 노력을 평가해 5년간 최대 100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사업은 올해 10곳으로 시작해 2026년까지 4년간 모두 30곳을 지정하는 게 목표다. 윤석열 정부는 선정 대학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 각종 규제 완화를 내걸었다.
지난달 18일 관련 발표에서 교육부는 2개 이상 대학·기관이 지원기간 중 통합하는 것을 전제로 과감한 혁신에 나서겠다면 글로컬대학 신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실상 가산점을 주겠단 의미다. 신청은 보름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교육부는 1단계인 예비지정 신청서를 이달 말까지 받고, 평가·심의를 거쳐 오는 9월 선정 결과를 내놓는다.
입학정원 감소 등으로 위기감을 느끼는 대학은 글로컬대학 사업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부산교대-부산대의 통합도 이 과정에서 다시 급부상했다. 지난 2021년 부산대와의 '종합교원 양성체제 업무협약'은 내부의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부산교대는 부산대의 제안을 계기로 다시 이를 전면화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