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하이파이브 페스타 참여가게 깃발
양희경
사실 참여자들이 굳이 페스타 지도를 보면서 페스타 가게를 찾을 필요도 없었다. 이면도로 안쪽 골목에 늘어선 가게와 전통 시장(중앙시장)의 가게에는 페스타 깃발이 걸려있었기 때문에 누구나 한눈에 참여 가게를 찾을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성큼성큼 가게 문턱을 넘어서 사장님과 즐겁게 하이파이브를 하고 사탕을 받았다.
그런 가게가 100곳이 넘었다. 100곳이 넘는 가게는 업종도 다양했다. 식당, 분식점, 치킨 맥주집, 옷가게, 옷 수선점, 빵 가게, 카페, 목공방, 도예공방, 철물점, 인테리어 가게, 부동산, 미용실,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시장의 가게들, 그리고 노점상 ······. 그 많은 가게가 모두 퍼플 빛의 페스타 깃발을 내걸고 있었다.
단골인 가게도 있었고, 가본 적이 없는 가게도 있었다. 사탕 바구니는 '시나페' 참여 가게의 문을 열 수 있는 마법의 열쇠였다. 반갑게 맞아주는 가게 사장님과 하이파이브를 하면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온기로 가슴이 뭉클해졌다.
당장 가게의 물건을 사지 않아도 좋았다. 그저 맞부딪히는 손바닥 소리와 함께 들리는 "번창하세요!"라는 인사가 고맙고, 반갑기만 했다. 그렇게 100개의 가게, 100개의 사탕을 받은 주민들은 골목에서 시장에서 웃음꽃을 피웠다.
"엄마, 아빠. 이거 사줘."
"아, 맛있네요. 또 순대 사러 올게요."
"이렇게 좋은 가게가 많았어."
"아이고, 동네가 온통 축제일세", "맨날 이렇게 손님들이 오갔으면 좋겠어."
서로의 인사가 고마운 골목 가게였고, 사람이 그리운 전통 시장이었다. 참여자들은 골목에서 우리를 기다려온 상인들과 '시나페'를 즐기면서 서로를 알아보았다. 그것이 바로 내가 '신정2 하이파이브 페스타'를 기록하는 이유이다.
생활상권을 활성화하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사는 동네 가게에서 소비가 잘 되는 거 아닌가. 그러려면 동네 시장에서 장을 보고, 동네 식당에서 식사하고, 동네 미용실에서 머리하고, 동네 OO가게에서 OO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껴져야 한다.
거기에 동네 가게에서의 소비가 정겨운 사람 사는 맛으로 더해지면, 사람들은 즐겁게 동네 상권에서의 소비를 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생활상권은 동네 주민들과 상인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생활상권지원에 대한 관점은 신정생활상권추진위원회(신정생활상권)의 '우키당(우리 동네 키즈 당근 마켓)' 사업에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하이파이브로 둘러본 '뱃살도둑'이라는 샐러드 가게에는 샐러드 바뿐만 아니라 '우키당' 매대도 설치되어 있었다. '우키당'은 아이들이 스스로 중고물품을 교환하는 거점인 셈인데, 이 가게는 샐러드도 먹고 학용품 교환도 하는 꿩 먹고 알 먹는 가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즉, 동네 가게는 고객에게 판매와 편의를 제공하고, 주민은 가게에서 소비와 '우키당'의 물물교환까지 체험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은 동네 주민을 충성고객으로 전환하여 동네 곳곳으로 연결하고 확장한다. '우키당'과 '시나페'의 하이파이브와 같이 동네 주민과 상인을 연결하는 네트워크형 마케팅이 동네에서 소비되고 순환된다면, 그것이 바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생활상권의 활성화가 될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