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전 전시장서예전 전시장 모습
김흥태
서예를 78살 때부터 시작했으니 햇수로는 20년 가까이 된다. 수원 보훈복지타운에 사실 때 무릎이 아파서 활동에 제한받게 되자 시작한 게 서예였다. 즐겨 쓰는 글은 안중근 의사의 어록이며 이번에 출품한 작품도 안중근 의사의 '금수강산(錦繡江山)'이다. 이번 작품은 오희옥 지사가 10여 년 전에 쓴 것이다.
山不高而秀麗[산불고이수려] : 산은 높지 않으나 빼어나게 아름다우며
地不廣而平坦[지불광이평탄] : 땅은 넓지 않으나 평탄하구나.
水不深而淸淸[수불심이청청] : 물은 깊지 않으나 맑고 깨끗하며
林不大而茂盛[임불대이무성] : 숲은 크지 않으나 풍성하고 무성하네.
- 안중근 '금수강산(錦繡江山)'
이번 전시회는 보훈서우회(회장 이건우, 1998년 1회 개최 시작) 주관으로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열리는 것으로 출품작은 오희옥(97) 지사를 비롯하여 정춘희(95), 김경애(93)씨 등 10여 명의 고령의 회원들이 쓴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서울중앙보훈병원 1층 갤러리에서 6월 30일까지).
"해마다 6월이 오면 어머니는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참배를 다니셨습니다. 저도 어머니와 함께했었지요. 국립현충원에는 할아버지(오광선 장군, 독립유공자묘역-36), 할머니(정정산, 독립유공자묘역 36-1), 오희영 이모(독립유공자묘역 147-1), 신송식 이모부(독립유공자묘역 147) 등이 잠들어 계신 관계로 어머니는 호국보훈의 달 같은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1년에 몇 차례씩 국립현충원에 참배하러 가시곤 했습니다."
오희옥 지사의 아드님은 '호국보훈의 달'에 대한 남다른 감회가 서린 듯 말했다. 특히 어머니가 지난 6주 동안 고생하시다가 병세가 호전되어 서울중앙보훈병원 1층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서예전을 둘러보면서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으셨다고 기뻐했다. 코로나19로 병원 면회도 여의찮았던 데다가 병세도 굴복이 있어 원활하게 뵙지 못했는데 면회가 허용되면 곧 다시 찾아뵈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는 누구?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 때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第5支隊)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원으로 활동하였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오희옥 지사 집안은 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 임무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1900~1992) ,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1924~1969)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1914~1973) 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현재는 서울중앙보훈병원에 입원 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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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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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붓글씨전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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