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에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나혜
안전을 위하는 승무원의 실제 '업'…"입사하고 180도 바뀐다"
외모적인 모습이 곧 예쁨의 요소보다는 단정함이나 자기 관리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승무원이 실제적으로 하는 업무와 노력에 대해 말한다. 그는 승무원 입사 후 180도 바뀐다고 한다.
"승무원 면접을 준비할 때는 외적인 모습에 치중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사실 입사하고 나서부터는 그런 게 다 사라져요."
어떤 회사도 신입사원 교육이 승무원만큼 길게 이뤄지는 경우는 없다. 매주 시험을 보고 통과하지 못하면 즉시 탈락한다.
"비행에 투입되기 이전에 8주에서 12주 신입사원 훈련을 받아요. 어떤 일반 회사도 신입사원 교육이 이렇게 길게 이뤄지는 경우는 없어요. 12주 중에 ⅔ 이상은 안전 관련 훈련을 받아요. 테러, 승객 탈출,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수행하는 안전 절차, 보안 업무, 응급처치 등을 배웁니다. 그리고 나머지 1, 2주를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서비스에 대해 훈련을 받아요. 그러고 나서 매주 시험을 보고 통과하지 못하면 탈락입니다."
이 과정을 거쳐 자격을 얻게 되면 내가 생각했던 화려한 모습들은 잊게 되고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게 된다. 훈련을 마치고 비행기에 투입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시험에 시험이 반복된다.
"승객이 탑승하기 2시간 30분 전에 브리핑실에 모여요. 안전 관련 사항을 확인하고 안전 매뉴얼 지식 테스트를 합니다. 거기서 대답을 하지 못하면 비행에서 제외돼요."
그 후 바로 승객을 받는 게 아니다. 안전과 보안 점검을 한다. 비행기가 완전히 안전하다고 판단이 되면 그때부터 승객이 탑승한다. 탑승할 때도 승객의 보딩만 돕는 게 아니다.
"승객이 탑승하시면 저희가 보딩과 짐만 도와 드리는 게 아니라, 승객을 스캔합니다. 위험 요인은 없는지, 이 사람들을 다 데리고 비행기가 떠도 상관없는지 확인하면서 탑승 수속을 합니다."
안전 영상을 틀어주고, 비상구열 브리핑을 실시한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이륙한다. 그 다음에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서비스가 이뤄진다. 승무원이 기내를 다닌다. 하지만 그냥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다.
"승무원들이 기내를 그냥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깜깜한 상황에서 위험 요소는 없는지, 쓰러져 있는 사람은 없는지 확인하며 돌아다닙니다."
착륙하게 되면 바로 내리지 않고 보안 점검을 다시 실시한다. 이것까지 마무리되면 비로소 승무원의 업무가 끝난다. 안전 관리는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모든 항공사에서 이뤄진다. 이를 수행하지 않으면 비행기가 뜰 수 없다.
"승객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안전 업무를 수행합니다."
직접 겪지 않으면 알 수 없기에
신입 시절 승객들의 말 한마디가 상처가 됐다. 자신이 '감정 쓰레기통'이라고 생각했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고충도 있지만 오랜 비행을 하다 보면 다 사라진다고 한다. 그는 안전 업무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실질적으로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되면 비행기가 크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이 겪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거든요. 쓰러지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한 비행에 한두 명씩은 꼭 쓰러져요. 그때 잘 대처하고 응급조치를 빨리 시행하면 비행기에서 내리실 때 고맙다고 말씀해 주시는 것에 가장 보람을 느껴요."
김 전 승무원은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말아라'라고 기도를 하고 비행기에 탑승한다. 예상할 수 없는 상황들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예상하며 대처해야 한다.
"비행기는 한정된 공간이잖아요. 비행기가 뜨면 누구도 나갈 수 없고 이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돼요. 그렇기 때문에 승무원은 항상 예상치 못한 상황을 예상해야 해요. 그 상황이 일어났을 때 대처해야 하는 법을 알아야 하고요. 브리핑에서도 그런 부분들을 항상 주의를 시켜요. 그래서 비행을 시작할 때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말아라'라고 기도를 하고 탑니다."
"승무원도 하나의 직업입니다"
그는 승무원을 하나의 직업으로 봐달라고 당부한다. '이미지'가 아닌 '직업'으로 말이다.
"지금 보이는 모습이 긍정적인 부분도 있고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승무원을 하나의 직업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승무원을 이미지로 많이 생각한다. 국내 항공사 같은 경우는 예쁘장한 사람으로 보는데, 저희가 실질적으로 하는 업무, 직업 그대로 받아들여 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안전 업무라는 인식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비행기 안에서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승무원뿐이기 때문이다.
"저희와 서비스로밖에 만날 수 없지만 그 외에 하고 있는 일들이 안전 업무라는 인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비행기에서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거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사람들은 훈련받은 승무원들밖에 없거든요. 그런 인식이 조금씩 생기면 비행에서 업무를 수행하기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