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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탄폼 박스 들었을 뿐인데... 베트남 청년의 안타까운 사망

유족 "생활고 호소에 억장, 손해배상 청구"...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으로 사건 수사

등록 2023.07.07 14:51수정 2023.07.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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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화성시 양감면에 위치한 물류터미널에서 베트남 국적 노동자가 3일 저녁 일하다가 사망했다. 

화성시 양감면에 위치한 물류터미널에서 베트남 국적 노동자가 3일 저녁 일하다가 사망했다.  ⓒ 화성시민신문


33세의 베트남 국적 당꾸이쭝은 지난 3일 저녁 8시경, 화성시 양감면에 위치한 대형 물류센터에서 일을 하다가 사망했다. 사인은 심장파열, 폭발로 인한 사고다. 

고인은 당시 우레탄폼이 든 박스를 들고 내리다가 변을 당했다. 박스 안에서 1개의 우레탄 폼이 폭발한 것.

당꾸이쭝은 한국에 온 지 4년이 됐다. 취업비자를 받지 않은 미등록 외국인이다. 경기 시흥에서 일을 하다가 2022년 손가락이 절단되는 산재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유족은 <화성시민신문>에 "경찰 조사를 받으며 폭발한 우레탄폼을 봤는데 아래 뚜껑이 뻥 뚫려 있었다. 제조업체 측에도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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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민신문

 
유가족은 "사고가 난 회사에서 연락도, 사과도 못 받았다. 다만 변호사를 통해서 인력 업소 중개업자와 통화는 했다. (이 과정에서) 당꾸이쭝이 돈을 제때 못 받아 생활고를 호소한 걸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화성서부경찰서 관계자는 5일 "유족 조사는 끝났다. 향후 관련 업체와 우레탄 폼 제조사 등의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을 찾은 서원철 민주노총 화성지부 문화부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었을 때 도움을 청할 핫라인이 부재한 게 문제"라며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데 유족에게 적극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유족 측은 변호사를 선임해 우레탄폼 제조업체와, 인력파견사, 택배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민사 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으로 사건을 수사 중에 있다.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는 외국인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정부와 사측의 늦장 대응을 꼬집었다. 

정경희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 상임대표는 "사고가 발생한 지 3일 뒤에야 사업장 부분 작업중지가 이루어졌다. 늦장 대응하고 있는 고용노동부는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라며 "사 측에서는 유족에 대한 사과는커녕 조문조차 오지 않고 있다. 무책임하다. 사 측은 고인에 대한 예의를 먼저 갖춰야 한다"고 성토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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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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