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정원장
이희훈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리투아니아 명품 쇼핑 의혹과 관련해 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김 여사가 호객 행위를 당해 명품 매장을 찾았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은 가운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닭머리를 가진 자라도 이런 말은 못한다"며 해당 관계자의 파면을 촉구했다.
박 전 원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라는 무릇 기강이 서야 한다. 대통령 내외분의 안위는 국가안보 1호"라며 "어떻게 영부인께서 리투아니아 명품점 5곳을 '호객 행위'로 다니셨다는 위험한 엉터리 바보 발표를 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입시 비리와 조국 일가 수사를 하셨기에 교육전문가라고 아부하는 자, 영부인 일가 땅투기 의혹에 1.7조의 국책사업을 백지화하는 자, 이 모든 분과 함께 전자 결재로 해임하시고 귀국하셔야 한다"며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콕 집어 '저격'하기도 했다.
박 전 원장은 큰 비로 수해 피해가 커져가고 있는데도 윤 대통령이 귀국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시민, 소방대원, 공무원 등 전국 각지에서 우리 국민은 재난과 전쟁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어디 계시냐"고 물었다.
리투아니아 현지 매체 <15min>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김 여사)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 빌뉴스(리투아니아의 수도)에서 일정 중 유명한 상점에 방문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에는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김 여사)가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해 일반인 출입을 막은 채 쇼핑했고 총 다섯 곳의 (명품) 매장을 다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찾은 상황이었다.
민주당 "대통령실, 일말의 책임감 느낀다면 공식 입장 밝혀야"
더불어민주당 역시 16일 논평을 내고 "이름조차 밝히지 않은 대통령실 관계자의 해명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며 대통령실에 공식 해명을 촉구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현지 언론은 명품 매장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영부인이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왔다'고 보도했는데 이것도 가짜 뉴스고, 거짓 선동이냐"며 "상식적으로 16명의 경호원과 수행원이 동행한 상황에서 호객 행위가 어떻게 가능하겠냐"고 되물었다.
또 "호객 행위로 인해 5개 매장을 돌며 예정에 없던 쇼핑을 할 정도로 영부인의 일정을 허술하게 짜고 있단 말이냐"며 "대통령실 관계자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영부인에 대한 부실한 경호와 일정 관리의 책임을 물어야 할 판"이라고 지적헀다.
그러면서 "심각한 침수 피해로 상실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면 김 여사의 명품 쇼핑 논란에 대해 속히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매일경제>는 지난 14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김 여사가 가게에 들어가 구경은 한 것은 맞고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매일경제>는 또 이 핵심관계자가 "김 여사가 해당 옷가게에 들어갈 의도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가게 인물이 안내를 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