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궐선거 개표 결과를 보도하는 BBC방송
BBC
영국 집권 보수당이 보궐선거에서 야당에 패하며 차기 총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보수당은 21일(현지시각) 3개 지역구에서 치러진 보궐선거 개표 결과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지역구만 간신히 지켜내고 나머지 2개 지역구는 야당에 빼앗겼다.
특히 제1야당인 노동당은 보수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잉글랜드 북부 요크셔주의 셀비와 아인스티에 키어 마더(25)를 내세워 보수당보다 4000표 이상 많은 1만 6456표를 얻으며 이겼다. 이 승리로 마더는 하원 최연소 의원이 됐다.
영국 공영 BBC방송은 "셀비와 아인스티는 2010년부터 보수당이 줄곧 지켜왔던 지역구"라며 "노동당은 이곳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이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가장 큰 승리를 거뒀다"라고 전했다.
정권 탈환 노리는 노동당 "역사적인 결과"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노동자를 우선순위에 놓으며 야심차고 실용적인 계획을 제시하는 변화된 노동당을 유권자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당이 믿을 수 없는 대승을 거둔 것은 유권자들의 변화에 대한 외침"이라며 "차기 총선을 위한 큰 진전"이라고 자평했다.
보수당의 또 다른 텃밭인 잉글랜드 남서부의 서머턴과 프롬에서도 중도 성향의 제3당 자유민주당이 보수당의 두 배에 가까운 득표를 기록하며 압승했다.
보수당은 '파티게이트'로 사퇴한 존슨 전 총리의 지역구인 억스브리지와 사우스 루이슬립에서 노동당을 약 500표의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으로 민심이 싸늘해진 보수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3개 지역구 모두 내줄 것이라는 우려가 컸는데, 다행히 한 곳이라도 지켜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곳도 노동당의 승리가 예상됐으나, 같은 당 소속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이 배기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노후 차량에 요금을 부과하는 '저배출 구역 확대' 정책에 불만이 커지면서 보수당이 뒤집었다.
경기 침체에 싸늘한 민심... 총선까지 이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