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지금까지 1,000평 넘는 농사를 지으면서도 아직 150만 원의 수익을 내어 본 적이 없다(내가 농사를 지으면서 생긴 수익 중에 최고액이었는데, 두 번째로 많은 수익은 이번 겨울에 눈사태로 하우스가 무너져서 받은 100만 원이다).
그해 겨울에 산사태로 뿌리째 뽑혀 쓰러진 통나무들을 바라보면서 퍼뜩 떠오른 게 원두막이었다. 원두막을 한옥처럼 지을 생각에 <한옥 짓는 법>이라는 책도 한 권 사서 탐독했다. 죽은 나무가 수십 그루쯤 되다 보니 기둥 네 개, 보 네 개, 대들보 하나, 서까래 열댓 개는 충분히 되겠다 싶어 원두막을 짓기로 맘먹었다.
그날부터 즉시 작업에 돌입했다. 한땀 한땀 톱질로 짓겠다고 맘먹고 장톱을 사서 톱질을 시작했다. 그러나 며칠 못가서 톱으로 할 작업이 아님을 깨닫고 창고에 썩고 있던 기계톱을 꺼내왔다.
그렇지만 난생처음 기계톱을 만져보는터라 시동을 걸 줄도 몰랐고, 사용법도 몰랐다. 그래서 35km 떨어진 수리센터에 가서 3만 원 주고 수리했다. 수리하면서 시동법도 배우고 절단법도 배웠다. 유튜브에서 벌목공들의 동영상을 보면서 나무를 자르는 법도 익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