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잠수함 입항 반대 피켓팅 모습지난 7월 25일 미국의 핵추진잠수함 아나폴리스함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에 반대하며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박석진
지난 7월 24일 미국 해군 소속의 핵추진 잠수함 아나폴리스(SSN-760)가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다.
제주해군기지에 정박하는 동안 아나폴리스함은 한국 해군의 잠수함 및 구축함들과 함께 제주 남방해역에서 연합 대잠전 훈련을 실시했다고 알려졌다. 보다 앞선 7월 18일에는 미국의 전략핵 잠수함 켄터키(SSBN-737)가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바 있다. 핵미사일을 장착한 미국의 핵잠수함이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1981년 이후 42년 만의 일이다.
이 같은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의 일련의 공개적인 한반도 전개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잠수함은 그 무기체계의 특성 상 은밀성이 핵심이며 미국은 핵추진 잠수함에 대해 '위치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에 제주해군기지와 부산에서 보인 핵추진 잠수함의 전개는 지난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워싱턴 선언'의 이행 차원이라고 판단된다. '워싱턴 선언'은 미국의 핵태세보고서 정책에 따른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관련 내용을 담고 있고 그 중에서도 미국의 전략핵잠수함을 한반도에 전개할 것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 미국 바이든 정부가 발표한 '핵태세 검토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 NPR)'는 '핵무기의 선제불사용 원칙(NO Fist Use, NFU)'과 '핵무기의 단일목적(sole purpose) 사용 원칙'(미국이나 동맹국이 핵무기로 공격받았을 때에만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이 배제되어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잦은 핵전략자산의 전개는 자칫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지극히 우려스럽다.
아울러 미국의 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 뿐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23일(현지시간)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와 관련하여 "우리는 동해로 로켓을 발사하는 북한 뿐 아니라 중국의 공격성을 목격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과 시진핑 주석의 머리에 만약 그들이 군사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입력시켜야 한다"고 말해 미국의 잇따른 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가 중국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