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고 전경.
충북인뉴스
교사들의 과다한 업무도 문제다. 제천지역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과학 교사 B씨는 "일반계 고등학교 교사들의 업무가 너무 많다. 특히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전에는 4과목을 가르쳤는데 이제는 6과목을 가르쳐야 된다. 행정업무까지 합치면 도저히 내가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최근 중학교로 옮겼다. 사실 도망을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B씨의 말에 다른 다수의 교사들도 동의했다. C교사는 "고등학교 교사 중 대부분은 중학교로 옮기고 싶어 한다. 경력이 어느 정도 있는 교사들은 사실 다 그렇다고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물론 이는 제천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십 년 전부터 전국의 교사들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를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수업과 관련이 없는 교사들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줄여줄 수 있도록 교무실무사(교무행정사)를 도입했다.
그러나 교무실무사의 배치 기준은 각 지역마다 천차만별이고, 충북은 타 지역에 비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의 교무실무사 배치기준은 유·초등은 9학급 이하 1명, 10학급 이상 2명이다. 또 중·고등학교는 6학급이하 1명, 7학급 이상은 2명이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 박영이 사무국장은 "충북의 교무실무사들은 과학 실험수업 준비도 해야 하고 교무 업무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이들의 수업을 지원한다면서 오히려 아이들의 수업을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사들의 충실한 수업을 위해 교무실무사들의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에 경기도 지역은 한 학교에 교무·과학·행정·전산업무를 각각 담당할 수 있는 인력 4명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교로 옮기는 고교 교사들... 20~30대 교사가 70% 차지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천 지역에서 경력이 있는 교사들은 고등학교를 꺼리게 되고, 그 자리는 20~30대 신규교사들이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제천지역 일반계 고등학교 교사들의 연령을 살펴본 결과, 20~30대 저경력 교사들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사립학교인 세명고를 제외한 제천고, 제천여고, 제일고의 20~30대 교사비율은 70%에 달한다. 특히 제천여고의 20~30대 교사 비율은 71.7%에 달한다.(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