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습니다"

무더위에 어울리는 여름 책 추천

등록 2023.08.16 11:23수정 2023.08.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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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이 한창이다. 모두가 휴가를 떠났는지 무더위에 외출을 삼가는 건지 거리에는 인적이 없고 매미 소리만 가득하다.?더운 계절을 맞이하여 책방 한편에는 '여름 코너'를 마련해 두었다. 여름 코너에는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읽기 좋은 혹은 휴가지에 함께 데리고 갈 만한 책들로 구성해 놓았는데, 이 여름 코너의 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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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민신문


이수지 작가의 <여름이 온다>

비발디 사계 중 여름의 흐름에 따라 드로잉 한 입체적인 그림책이다. 3악장으로 분류되어 각 장마다의 다른 그림 기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1악장에서는 색종이 콜라주 위에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얼굴이 크레용으로 그려져 있으며, 붓으로는 다양한 모양의 물이 표현되어 있다. 


여름의 울림을 표현한 2악장에서는 악보를 배경으로 파란색의 물방울들이 마치 음표의 점처럼 보인다. 3악장에서는 물감을 옅게 펴 바른 담채의 맑은 느낌과 구름의 풍경을 묘사한 아크릴 물감의 두터운 느낌이 서로 어우러져 있다. 진정한 여름이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의 겉커버에는 사계 중 여름을 재생할 수 있는 QR코드도 담겨있어, 손쉽게 음악을 들으며 그림책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한 매력적인 부분은 책의 겉커버를 떼어 펼치면 멋진 그림이 그려진 포스터가 된다. 다른 그림책들에 비해 크기가 크고 음악까지 곁들여 마치 한 편의 연극이 담긴 무대를 보는 듯 생생하게 여름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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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민신문

 
김신회 작가의 <아무튼 여름>

책방지기가 애정하는 아무튼 시리즈의 30번째 책이다. 특히나 이 책은 3년째 여름의 기척이 오면 꺼내 읽고 있다.

옥수수, 호캉스, 머슬 셔츠, 냉면, 술 등 작가가 여름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22편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본문 중에서 '근사한 추억 같은 거 없어도 여름을 사랑할 수 있다.'라는 문장을 가장 좋아한다. 여름이라는 계절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 주는 책. 여름에 관한 추억들을 떠올리며 가볍게 읽기에 제격이다. 

김연수 작가의 <너무나 많은 여름이>


많은 사람이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김연수 작가의 신간 소설이다. 20편의 글로 이루어진 단편 모음집으로 여름에 관한 짧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세 명을 꼽으라면 그중에 한 명은 김연수 작가일 만큼 이 작가의 모든 책을 몽땅 사서 읽기도 했다. 

특히 좋아하는 책은 <소설가의 일>인데,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분명 재미있게 읽을 거라 확신한다. 작가의 유머러스 한 문체가 책의 재미를 더해 자꾸만 손이 가는 책이다. 


이번 책은 이 전의 책들과는 감정의 결이 조금 다르게 쓰였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단편들이 주는 다정함은 여전했다. 

한새마 외 7명의 <여름의 시간>

7명의 작가가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쓴 7편의 미스터리 소설이다. 작가 저마다의 문체로 이야기하는 사랑과 미스터리, 사랑과 공포의 결합은 신선하면서 흥미롭다. 스릴과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소설로, 무더운 밤에 읽으면 마치 공포영화를 본 것처럼 오싹하고 서늘한 느낌이 드다. 

이 책이 주는, 미스터리 소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이 지금 같은 계절과 참 잘 어울리지 않을까. 

박연준 작가의 <여름과 루비>

박연준 시인의 첫 장편소설이다.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모월모일> 등의 책을 재밌게 읽었던 기억 덕분에 입고하면서도 얼른 읽고 싶었던 책이다. 

유년 시절의 찰나이자 영원 같은 '첫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사랑과 성장, 슬픔을 잔잔하게 다룬다. 문장이 시적이고 부드러워 읽는 재미가 있다. 

소설 속의 "유년은 시절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 멈추거나 끝나지 않는다. 돌아온다"라는 문장에서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소설임에도 시집의 느낌이 나고, 산문집의 느낌도 나는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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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민신문


김민철 작가의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직장인 시절 사내 도서관에서 <모든 요일의 여행>을 발견한 뒤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후 신작인 여행에세이다. ,

여름 에디션에는 특별 부록으로 김민철 작가의 친필 편지가 들어있어 인기가 많다. 

그리웠던 여행에 대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이번 여름휴가에는 이 책을 데리고 갈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고전문학인 이디스 워튼의 <여름>, 백수린의 <여름의 빌라>, 안희연의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등이 여름 코너에 준비되어 있다. 

이상 기후 현상으로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고, 집중 호우가 이어지고, 간간히 태풍을 곁들어 험난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우리. 안전하고 시원한 곳에서 독서만큼 좋은 게 있을까.

창 밖으로 들려오는 빗소리와 매미소리도 독서를 하는 동안에는 좋은 배경음악이 된다. 비교적 선선한 날씨에는 집 근처의 책방에 들러 책 한 권을 데려오자. 남은 여름날도 무탈하게 지나가기를 바라며.
 
a  아랑책방 대표 박현아 

아랑책방 대표 박현아  ⓒ 화성시민신문


아랑책방

- 주소 : 경기도 화성시 동탄대로636-3 메가비즈타워 C동 202호
- 운영시간 : 화~금 12:00-18:00 / 토 13:00~17:00 / 일월 휴무
- 인스타그램 : @arangbooks 

- 스마트스토어 : 네이버 스토어팜 '아랑책방'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아랑책방 지기입니다.

너무나 많은 여름이

김연수 (지은이),
레제, 2023


여름과 루비

박연준 (지은이),
은행나무, 2022


여름의 시간 - 사랑이라는 이름의 미스터리 일곱 편

김재희, 류성희, 사마란, 황세연, 홍선주, 홍성호, 한새마 (지은이),
나비클럽, 2021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김민철 x 키미앤일이 썸머 에디션)

김민철 (지은이),
미디어창비, 2021


여름이 온다

이수지 (지은이),
비룡소, 2021


아무튼, 여름 -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김신회 (지은이),
제철소, 2020


#화성시민신문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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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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