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소연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철선 기자 =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은 17일 당의 입장과 배치되는 목소리를 자제해달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일각의 '부적절' 지적에 대해 "당의 같은 구성원으로서 모욕과 조롱을 하지 말자는 당부의 얘기였다"고 반박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의원들 몇분이 방송이나 이런데 나가서 우리 당을 폄훼하고 조롱, 모욕했다"며 "우리 당원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고, 이것을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전날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는 표현을 쓰며 화합을 저해하거나 동료 의원을 공격하는 언행을 삼가자는 취지의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이 총장이 공천권을 활용해 '협박'하며 의원들의 입단속을 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 사무총장은 "당에 언로가 열려 있으니까 개개인의 의견을 얼마든지 개진할 수 있고, 밖에 나가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에 기초해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과 당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것은 다르다"며 "당을 모욕하는 것을 내버려 두고, 잘했다고 박수쳐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당원들의 뜻을 전달하는 게 사무총장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정치인의 정치적 발언, 자신의 신념이나 소신을 말하는 것이랑 누구를 조롱하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의 의총 발언은 최근 방송과 SNS에서 수도권 위기론을 거론하며 당 지도부의 책임을 물은 윤상현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윤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고,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제 역할을 해왔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집권당의 현주소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고 적었다.
지난 10일에는 KBS '더 라이브' 방송에 나와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전부 암 환자들"이라며 "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암이 두루두루 많이 퍼져 있지만 작은 암이다. 국민의힘은 암이 큰 덩어리가 두세개가 있다. 큰 암을 치료하기가 되게 힘들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에 출연, "(이 사무총장이) 물론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했을 것으로 본다. 명확하게 무슨 발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수용을 하는 것이 건전한 정당"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당 지도부는 상대적으로 영남권이나 강원권에 있는 분들이니까 수도권 정서나 흐름을 못 느낄 수 있다고 본다"며 "이철규 의원(사무총장)이나 당 지도부에 있는 분들하고 수도권에 있는 의원들하고의 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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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당 모욕·조롱에도 박수쳐야 하나... 당원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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