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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 시작... 일본 피폭자 단체 일갈 "인류 공존 불가능"

도쿄전력, 일단 내년 3월까지 3만1200톤 오염수 방류... 보관 오염수의 2.3%에 불과

등록 2023.08.24 13:28수정 2023.08.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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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개시를 보도하는 NHK방송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개시를 보도하는 NHK방송 NHK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일본 NHK방송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24일 오전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오늘 오후 1시께 해수 이송 펌프를 가동해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22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기상과 해상 상황에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24일 방류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2년 반이며,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오염수 처분 방식으로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이다.

도쿄전력은 일단 내년 3월까지 3만1200톤(t)의 오염수를 원전 앞바다에 네 차례에 걸쳐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재 보관 중인 오염수의 2.3%에 불과하다. 

NHK "방류 기간만 30년... 오염수 발생 원인도 해결 못 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과정을 보도하는 NHK방송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과정을 보도하는 NHK방송 NHK
 
후쿠시마 원전에는 사고 직후부터 방사성 물질이 있는 오염수가 발생해 원전 내 부지에 있는 100기 이상의 탱크에 보관해 왔다. 그러나 오염수가 보관 용량의 98%에 해당하는 134만 톤에 달하면서 처분을 결정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방사성 물질을 제거했고, ALPS로 거를 수 없는 삼중수소(트리튬)는 바닷물과 희석해 농도를 일본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리터(ℓ)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만들어 방류한다'는 입장이다.


도쿄전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조에서 채취한 처리수 표본의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리터당 43~63베크렐로 방류 기준인 1500베크렐을 훨씬 밑돌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방출을 담당하는 도쿄전력 홀딩스 임원 마츠모토 준이치(가운데)가 2023년 8월 24일 원전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방출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방출을 담당하는 도쿄전력 홀딩스 임원 마츠모토 준이치(가운데)가 2023년 8월 24일 원전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방출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쿄전력의 마츠보토 준이치 처리수 대책 담당자는 "실제로 방류가 시작되기 때문에 한층 더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겠다"라며 "정부와 함께 풍평(소문) 피해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과학적 근거에 따라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발신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풍평 피해가 발생한다면 적절하게 배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현장에서 방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며, 방류 직후 채취한 표본의 삼중수소 농도 측정 결과는 이르면 오는 27일 공표한다.

그러나 NHK방송은 "원전에서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는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고, 대량의 처리수를 한 번에 방류할 수 없어서 총 방류 기간이 30년 정도에 달하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전했다. 

일본 어민들 반발... 피폭자 단체도 '방류 반대'
 
 2023년 8월 24일 도쿄의 도쿄전력 본사 건물 밖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처리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한 참가자가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마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2023년 8월 24일 도쿄의 도쿄전력 본사 건물 밖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처리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한 참가자가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마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AFP=연합뉴스
 
일본 어민들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은 지난 22일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에서 "해양 방류 반대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한 후쿠시마 주민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도쿄전력에 오염수 방류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후쿠시마현의 한 어민은 NHK방송에 "처리수 방류의 영향 탓인지 (수산물) 도매가가 30% 정도 내려갔다"라며 "왜 하필 지금 방류를 결정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어민도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해도 풍평 피해(소문으로 인한 피해)는 있을 것"이라며 "어렵게 잡은 수산물을 싸게 팔아야 한다면 동기 부여가 사라질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앞서 일본 수산물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하자 전면적인 방사성 검사를 실시하며 규제를 강화했고, 말레이시아 정부도 이날 일본에서 수입하는 고위험군 식품에 대해 검사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피폭자 단체도 규탄하고 나섰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국 피폭 2세 단체 연락 협의회'는 이날 나가사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는 서한을 총리관저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방사선은 아무리 저량이라도 위험이 있다는 것은 고생하며 죽어간 피폭자의 자료만 봐도 분명하다"라며 "인류가 공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 시작하는 8월 24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5km 떨어진 후쿠시마현 후타바마치에서 바라본 해안선의 모습..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 시작하는 8월 24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5km 떨어진 후쿠시마현 후타바마치에서 바라본 해안선의 모습..AFP=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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