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다음 날인 2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의 모습.
소중한
이날 딸과 함께 수산시장을 찾은 방아무개(48)씨는 "오염수 방류 이후 당연히 불안감이 생겼다"며 "오늘 회랑 대게를 20만 원어치 구매했다. 방류 전에 잡힌 해산물을 가족과 함께 먹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큰 비닐봉지 3개를 손에 들고 가던 80대 이아무개씨도 "어제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됐다고 해서 그 전에 잡힌 생선들을 사러 왔다"며 "동태포와 제사상에 올릴 마른 해산물을 구매했다. 오늘 사두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 체구만 한 검은 비닐봉지 2개를 힘겹게 들고 가던 여성 손님은 "오염수 방류에 걱정이 돼서 다시마와 멸치를 양손 가득 샀다"며 구매한 것들을 내보였다.
수산시장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다는 상인 A씨는 "코로나19가 지나가서 안정을 찾아가나 싶었는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소식에 속이 상했다"며 "이제까지 겨우 버텨왔는데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어두운 표정의 그는 잠시 뒤 부부 손님이 지나가자 "민어 드릴까요? 민어 오늘 싸게 나왔어요"라며 애써 밝은 웃음을 내보였다.
5년째 수산시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납품업자 B씨는 "어제 손님들이 '방류 전에 마지막으로 해산물을 먹는다'며 이곳에 많이 왔다"면서 "상인들과 만나서 이야기 했을 때는 '방류 당일에 장사가 안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잘 됐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어떤 가게는 '최고 매출을 찍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처럼 손님들이 수산시장을 찾는 건 잠깐일 것"이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