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의 마을버스, 16개 구군에 137개 노선이 운행되고 있다.
김보성
대중교통 문제해결을 강하게 요구해 온 정의당이 앞으로 100일 동안 부산의 마을버스를 타고 전역을 한바퀴 돈다. 김영진 정의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대중교통을 필수 공공재로 인식하는 건 세계적 추세라며 "무상교통은 우리 현실에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월 1만 원 프리패스' 이어 '마을버스 무료화' 제안
6일 김영진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은 곳은 영도대교가 코앞인 롯데백화점 광복점. '마을버스부터 무상교통 실시'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 옆에 선 그는 "부산에서 교통이 가장 열악한 영도구부터 탐방을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정의당의 설명처럼 영도구는 부산에서 가장 교통이 열악한 곳 중 하나다. 인구가 10만 명에 달하지만, 16개 구군 중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다. 여러 버스가 연일 아찔한 산복도로를 돌며 구민의 발 역할을 하고 있으나 교통 논란을 해소하긴 역부족이다.
정의당의 시선이 마을버스부터 향한 건 도시철도, 시내버스가 하지 못하는 역할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진 위원장은 '교통 불평등'의 상징인 영도구를 시작으로 무엇이 불편한지 확인하고,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하는지 대안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쟁점화한 '무상 대중교통'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앞서 부산 정의당은 지난 5월 '마을버스 무료화'를 제안하며 관련 정책 도입에 시동을 걸었다.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외친 '월 1만 원 프리패스'에 연이은 대응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려는 시도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독일의 '월 9유료 티켓', 오스트리아 '기후 티켓' 등이 모범 사례로 주목받았다. 우리나라에선 일부 지자체가 뒤늦게나마 이 대열에 합류하는 모양새다. 청송군, 정선군, 완도군 등이 버스요금 완전 무료화에 나섰고, 광역단체 중에선 세종시가 2025년부터 무상교통을 예고했다.
김영진 부산시당 위원장은 부산시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교통 통합할인제가 실행됐지만, 결국 시내버스 요금 인상과 연계된 정책이었다"라며 "시민의 부담을 제대로 덜거나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한 게 아니었다"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버스회사만 배를 불린다는 지적을 받는 준공영제의 문제를 해결하고 완전 공영제로 가야 한다는 태도를 보인다. 그 시작이 마을버스라고 보고 있다. 김영진 위원장은 "생각만 바꾸면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결과물은 석 달 뒤 나올 예정이다. 이날 김 위원장과 함께한 이성한 부산시당 대변인은 "16개 구군 137개 노선 마을버스를 타게 될 텐데 구군별로 실태를 파악해 이를 발표하고, 연말까지는 전체를 묶어 내용을 공개하겠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