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소개 이미지
금융위원회 누리집
그걸로는 부족했는지 윤 정부는 올해 초 소득을 따지지 않는 저금리 정책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도 출시한 바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연 소득에 상관없이 최대 9억 원의 주택을 담보로 5억 원까지 빌릴 수 있는 상품으로 최근까지 심사를 통과한 대출 규모만 무려 35조 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까지 쏟아져 나왔다. 한 마디로 윤 정부는 '빚내 집 사라' 정책의 원조 박근혜 정부가 무색할 정도로 대출을 풀었다.
'영끌러'의 위험천만한 도박, 거시지표는 알고 있다
관건은 영끌러들의 도박이 성공할 수 있는가다. 아마 30대를 포함한 영끌러들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지금이 부동산을 매수할 적기고,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은 사실상 끝났으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난 만큼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조만간 내릴 수밖에 없고, 바닥인 경기는 호전될 일만 남았다'는 생각을 갖고 주택 매수에 나섰을 듯싶다.
하지만 거시지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영끌러들의 생각은 근거 없는 희망 사항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먼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승리로 마무리됐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2%대로 내려왔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에 3%대로 올랐다. 미국도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은 매우 완강히 버티고 있다.
상황이 더 심각한 건 인플레이션 하락세에 결정적 기여를 하던 국제유가가 고개를 바짝 들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중국 수요 위축과 베네수엘라 등의 공급확대가 국제유가를 안정시킬 것으로 전망하기도 하지만 그건 누구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인플레이션과의 조속한 전쟁 승리를 전제로 경제적 의사결정을 하는 건 위험천만하다는 사실이다.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잡혔다는 객관적 통계가 없는 마당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를 포함한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섣불리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내습했음에도 기준금리를 늦게 올려 인플레이션 초기 진압에 실패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만큼 인플레이션 불씨가 꺼졌다는 확신이 들기 전 기준금리를 경솔히 내려 인플레이션이 다시 살아나는 상황만은 극력 회피하려 할 것이다. 연준을 포함한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 재발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는 확신이 생긴 연후에나 단행될 확률이 높다.
경기 바닥이 올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올해 1%대가 확실시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내년에도 이어지지 말란 법은 어디에도 없다.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경쟁적으로 한국의 내년도 GDP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무역수지 적자, 임계점을 돌파한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 등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복병이다.
부동산 시장을 큰 틀에서 규정짓는 인플레이션, 금리, 성장률 등 거시지표가 모두 부동산 시장의 하락을 가리키고 있는 마당이니 영끌러들의 도박이 성공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어쩌면 영끌러들이 건너가야 할 통곡의 계곡은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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