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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대화' 특혜 받은 교총, '자화자찬' 홍보전

행사 진행 도중 페북에 홍보 포스터 올려... '비공개' 진행 장관 대화에 비판 일어

등록 2023.09.18 15:04수정 2023.11.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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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총 회장의 지난 15일 활동 상황을 소개한 한국교총 홈페이지 게재물. @한국교총 사이트 갈무리
한국교총 회장의 지난 15일 활동 상황을 소개한 한국교총 홈페이지 게재물. @한국교총 사이트 갈무리교육언론창

지난 15일 오후 4시 정부서울청사 18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부총리-현장교원 대화'. 교원6단체 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초대된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회장이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교육부가 이주호 교육부장관보다도 먼저 정 회장에게 '모두발언' 기회를 내준 것이다.

'모두발언' 특혜 받은 교총회장, 교총 추켜세운 장관

정 회장은 "20년간 동결된 월 7만 원의 보직수당, 월 13만 원 담임수당을 반드시 대폭 인상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교총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정 회장의 발언이 끝나자 이 장관은 "교총에서 제안한 담임, 보직교사 수당의 대폭적인 인상에 대해 필요성과 당위성에 적극 공감한다. 대폭 인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의 발언 40여분 뒤인 이날 오후 4시 47분, 한국교총은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이 적힌 홍보포스터를 올렸다. 이날 행사가 한창 진행되던 시각에 한국교총은 홍보전에 나선 것이다. 

15일 첫 '교육부총리-현장 교원과의 대화'

정성국 교총 회장 "담임·보직교사 처우 대폭 개선해야"


이주호 부총리 "교총 요구 공감...담임·보직수당 꼭 인상"

-교총회원가입, 함께해요 교총.

 
 한국교총이 지난 15일 오후 4시 47분에 페스북에 올려놓은 자체 홍보물. @한국교총
한국교총이 지난 15일 오후 4시 47분에 페스북에 올려놓은 자체 홍보물. @한국교총교육언론창

이 단체는 이날 대화를 전후해 일선 학교에도 비슷한 내용의 카드뉴스를 뿌렸다.


하지만 담임·보직교사 수당 인상 선물 보따리는 이미 이날 정 회장 발언 한참 전에 마련된 것이었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자들에게 돌린 '부총리-현장교원 대화' 안내 보도자료에서도 "장기간 동결되어온 담임교사 및 보직교사들의 수당을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정 회장이 "교사 수당인상"을 행사장에서 건의하고, 이 장관은 곧바로 "교총에서 제안한 수당 인상에 적극 공감한다"고 수용하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한국교총 회장만 불러 모두발언권을 준 것도 특혜인데, 수당 선물까지 '몰빵' 식으로 챙겨준 셈이다.

게다가 교사 수당인상은 한국교총만 요구해온 것이 아니다. 나머지 교원5단체가 모두 요구했고 전교조와 교사노조연맹의 경우 단체협상안으로도 이미 명시해온 것이었다.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대화 내용 관련,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전체 참석교원 8명 가운데 서너 명은 이날 회의 초대 교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한 단체 관계자는 이날 이 장관에게 "현장교사를 불렀다고 하지만 교육부의 입맛에 맞는 단체와 사람만 부른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참석하는 단체 입장이나 개인적으로 참석한 교사들도 부담이 되니, 이 부분을 잘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정단체만 초대한 교육부에 "입맛 맞춘 초대로 오해"

이날 참석한 또 다른 교원은 "오늘 제가 왜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또 다른 단체 관계자는 '교섭권이 있는 3개 단체 위주 참여'를 제안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즉석에서 교육부 실무자에게 "다른 단체에 연락해보았느냐. 연락하고 있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특정단체만 초대해 논란이 되자 이에 대한 뒷수습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부는 이날 대화에 교권보호 공동행동을 해온 교원 6단체 가운데 한국교총과 교사노조연맹만 초대했다. 교사노조연맹의 경우 한국교총과 달리 회장이 아닌 실무자를 불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실천교육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새로운학교네트워크 등 4개 단체 대표는 공식 초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형민 전교조 대변인은 교육언론[창]에 "교육부가 이번에도 특정단체만 부른 것은 30만 검은 점들과 함께해온 6개 교원단체에 대한 분열을 조장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날 대화의 비공개 형식에 대한 문제제기도 행사 뒤에 나왔다. 한 참석자는 교사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 올린 글에서 "비공개는 공개로 전환되어야 한다"면서 "(이 장관이) 교원과 소통을 늘린다면서 비공개로 진행하고, 그 내용이 한두 줄 뉴스로 전달되는 형태는 진정한 소통을 위한 간담회 형식이 아니다"고 짚었다.

또 다른 참석자도 교육언론[창]에 "발언의 진위가 왜곡되어 전달되어 많이 안타깝다"면서 "이렇게 뜻이 왜곡 전달되는 비공개 간담회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호 "교사 수당, 추석에는 선물 드릴 것"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교사 수당 지급과 관련 "이번 추석에는 선물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매 간담회 때마다 선물을 하나씩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석 연휴 전인 오는 9월 27일 전까지 관계부처와 협의를 끝내고 담임수당과 보직수당 인상을 공식 발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 장관은 또 악성민원 대응과 관련, "학교폭력 신고 전화 117처럼 악성 민원 대응을 위한 직통 회선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고 한다. 교원평가에 대해서는 "일단 1년 유예한 뒤 확정발표는 1년 후에 할 것"이라면서 "서술형 평가는 폐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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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드립니다] 기사 제목 및 본문 내용 수정 관련

본보는 지난 8월 27일자 「"우리 한국교총처럼..." 교육부차관이 '49재' 추모방법 추천?」, 9월 3일자 「이주호, 갑자기 나타나 '호소문' 낭독..."교사 병풍동원" 논란」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이에 대한 교육부 측 요청에 따라 위 기사의 제목을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또한 8월 31일자 「"14시까지 학교 배포"...교육부, '협박공문' 발송 지시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제목과 내용이 일부 수정되었습니다.아울러 9월 16일자 「'장관 대화' 특혜 받은 교총, '자화자찬' 홍보전」제목의 기사에서는 내용이 일부 수정되었습니다.수정된 제목 및 내용은 해당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알림문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언론창에도 실렸습니다.
#한국교총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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