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거리에 조성된 정율성 흉상이 철거돼 있다.
연합뉴스
작곡가 정율성 흉상을 임의로 훼손한 50대 전도사가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정율성 공원 조성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도 훼손 행위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광주지역 13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공산주의자정율성공원조성철폐범시민연대(범시민연대)'의 임한필 홍보분과 위원장은 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제 철거는 불법"이라며 "불법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목적을 관철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범시민연대에 참여한 시민단체 특권폐지국민운동의 민인선 광주본부장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범시민연대) 소속 일원으로서 이번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정율성 역사공원 문제는 이념 논쟁이 아닌 광주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담아 접근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범시민연대는 지난 3일 입장문을 통해 "정율성 흉상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철거되지 않고, 특정 시민의 물리적인 힘으로 철거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번 강제 철거 사태는 결국 강기정 광주시장의 오기와 불통이 가져온 결과"라고 밝히기도 했다.
임 위원장은 "앞으로 더 과격한 행동이 나올 수 있으니, 강 시장은 정율성 공원 건립과 관련해 재검토 논의를 하거나 공청회라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율성은 광주 출신 음악가이자 항일운동가로 현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인 '팔로군 행진곡' 등을 작곡했다. 그는 서울올림픽, 한중수교 등을 계기로 노태우 정부 때부터 한중 우호의 상징으로 소개돼 왔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그의 북한·중국에서의 활동이 문제시됐다.
흉상 훼손한 전도사, 경찰 입건
앞서 광주에서 활동하는 전도사 A(56)씨는 지난 1일 오후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에 설치된 정율성 흉상을 쓰러뜨리고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A씨는 한 보수 유튜브 채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 달 전 광주시에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대로 추진한다고 해 말로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강제로 철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찬구 정율성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은 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율성 선생의 모든 가족이 항일 운동을 했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중 우호 관계의 역할을 위해 설치됐는데, (A씨가) 그걸 훼손했다는 게 안타깝다"고 전했다.
정율성 흉상은 남광주 청년회의소가 중국 해주구 인민정부로부터 기증받은 흉상을 광주 남구에 다시 기증하면서 2009년 7월 양림동 정율성로에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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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반대' 시민단체도 "흉상 훼손 옳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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