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알마티고려문화원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이종은 기자)
충북인뉴스
13일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날아라 홍범도, 까레이츠의 노래'에서 김상욱 알마티고려문화원장은 강제이주 이후 홍 장군의 삶을 조명했다. 당시 홍 장군은 고려인 동포를 위해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했으며 2차 세계대전 당시 73세 노장의 나이에도 파시스트와 싸우겠노라 선언하는 등 모범을 보였다고 했다.
김상욱 원장은 "홍 장군이 직접 작성한 일지와 <고려일보>에 보도된 기사 내용이 그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아직도 홍범도 장군은 고려인들 가슴 속에 살아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제시한 고려일보 보도 내용은 기존에 알고 있던 홍 장군의 노년을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 원장은 홍범도 장군이 고려극장 수위로 일하며 70이 넘은 나이에 4명의 도둑과 당당히 맞선 이야기부터 서거 얼마 전 자신의 죽음을 예언이라도 하듯 자신이 죽으면 키우던 돼지를 잡아 모두 나눠 먹으라는 홍범도 장군의 발언까지 소개했다. 또한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던 고려인들의 홍범도 장군 평가를 전했다.
"고려인들은 홍범도 장군 묘역의 꽃밭을 가꾸고 청소하고 매년 10월 25일이면 홍 장군 묘소에 가서 참배를 합니다."
특히 김상욱 원장은 홍 장군의 유해봉환 과정을 소개하며 고려인들이 한국을 새롭게 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2021년 당시 대한민국이 홍범도 장군 유해를 봉환하는 과정을 보며 고려인들은 한국을 새롭게 보게 됐습니다. 나라의 국격을 올려놓고 가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고려인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홍범도 장군이 한국에서 어떻게 모셔져 있는지 보고 싶다고 합니다."
이날 김상욱 원장의 강연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이 결코 단순한 사안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김 원장은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홍범도 장군 논란은 많은 고려인 동포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내 자식들한테 뭐라고 말하고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한 한 고려인의 말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라고 전했다.
강연을 들은 한 참가자는 "자신은 물론 가족 모두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홍범도 장군의 평가를 재조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후손으로써의 의무감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