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시 삽교호 주변. 낚시꾼과 캠핑족들이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이재환
이날 삽교호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B씨는 "고기가 잘 잡힌다고 입소문이 난 곳이다. 얼마 전부터 자주 찾고 있다. 여기가 야생생물보호구역이란 것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 옆에 있던 C씨는 "이곳에서 낚시를 하면 안 되는 건가"라고 따지듯이 물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야생생물보호구역인 삽교호와 그 주변에서는 낚시와 캠핑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용기 전북대 연구원은 "삽교호와 그 주변 하천에 낚시 객들이 많다"며 "삽교호는 특히 새들이 먹이 활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사람이 접근할 경우 새들이 휴식을 쉴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들의 서식 범위도 그만큼 줄어들고 번식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서식 범위가 넓을 경우 경쟁이 덜 이루어진다. 물가에 사람이 있으면 새들이 오지 못한다"며 "그 때문에 새들이 삽교호 안쪽으로 더 들어가게 되고 먹이 경쟁도 심해질 수 있다. 낚시 바늘에 의해 상처를 입고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주 연구원은 "외국의 경우 낚시 면허제를 통해 야생생물을 보호하고 있다. 삽교호 일대가 야생생물 보호지역인 만큼, 당진시에서 조례를 통해 규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진시도 대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 졌다. 당진시 기후환경과 관계자는 "오는 11월부터 (삽교호) 보호원을 뽑아서 낚시하는 분들을 계도할 계획"이라며 "계도에고 불구하고 낚시를 계속할 경우 조치명령 불이행으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도 있다. 차량들이 삽교호 가까이까지 들어가고 있다. 차량 차단시설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