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하천 두 얼굴 잘 관리해야

시민과 자연이 함께하는 도심하천 연중 안전하길 바라며

등록 2023.10.27 17:54수정 2023.10.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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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천은 부산광역시 금정구에서 시작하여 동래구와 연제구를 거쳐 흐르는 도심하천이다. 하천을 따라 좌우 둔치에는 산책로, 자전거 도로가 있고, 곳곳에 체육시설이나 공중화장실도 마련되어 있다.

도심을 관통하는 자연친화적인 하천인데다 가볍게 산책하고 운동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건강 관리를 위해 온천천을 일부러 걸어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도 있고, 수시로 온천천에서 운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지역주민들도 많다.
  
 부산 금정구 온천천의 꽃정원 전시 모습이다.
부산 금정구 온천천의 꽃정원 전시 모습이다.곽규현
 
요즘 같은 화창한 가을날에는 행사도 자주 열린다. 지금 부산 금정구 쪽의 온천천에서는 꽃정원 전시를 하고 있다. 평소에는 아이들이 운동을 즐기는 인라인스케이트장과 농구장을 꽃정원으로 꾸며 놓은 것이다.

큰 축제는 아니지만 형형색색의 국화를 비롯한 다양한 꽃들을 구경하면서 산책하는 여유를 즐길만하다. 그래서 그런지 어린아이들에서부터 나이 많은 어르신들까지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다. 모두들 꽃처럼 예쁜 미소를 지으며 담소를 나누거나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며 즐거워한다.
 
 온천천에서 서식하는 오리 한 쌍이 졸고 있다.
온천천에서 서식하는 오리 한 쌍이 졸고 있다.곽규현
   
틈틈이 온천천을 따라 걷다 보면, 운동하는 시민만 만나는 게 아니다. 하천 물속에서 잉어와 붕어, 피라미 같은 물고기가 자유롭게 유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속에 이런 물고기가 많다는 것은 하천의 수질이 그만큼 깨끗해졌다는 증거다. 물고기가 많아지니 오리도 개체수가 늘어 하천 곳곳에 무리지어 떠다니며 먹이활동을 한다. 왜가리도 긴 다리와 긴 목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을 경계하면서 먹이를 찾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보게 된다. 하천을 서식지로 살아가는 생물들을 만나는 것은 산책길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처럼 온천천은 바쁜 일상에 쫓기는 시민들이 잠시나마 여유를 즐기거나 건강 관리를 위해 찾는 공간이다. 다른 생물들에게는 살아가는 서식처이기도 하다. 사람이나 다른 생물들이 온천천에 어울려 공존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한때 하천 개발로 오염된 하천물이 다시 깨끗해지고 생태계를 되찾아 가는 것 같아 반갑기 그지없다.

이런 온천천이 집중 호우 시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된다. 하천의 수위가 평소와는 다르게 급격히 상승한다. 산책로와 운동시설이 모두 물에 잠기는 것은 물론, 도로에서 하천을 내려다보기도 무섭게 물살이 빠르고 거세다. 게릴라성 호우시에는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 미처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9월에 집중 호우로 온천천에서는 한 시민이 빠져나오지 못해 실종되었다가 사망한 채 발견된 적이 있다. 당시에 그 시민은 진입로가 통제되기 전에 하천으로 내려가서 걷다가, 올라올 때는 진입로의 차단기가 닫혀 있어서 하천으로 다시 내려갔다가 불어난 물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입로 자동 차단기 근처에 수동의 비상 버튼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온천천에는 호우 시를 대비하여 진입로 자동 차단 설비가 갖추어져 있고, 출입 통제 안내방송을 한다. 진입로가 자동 차단되기 전에 온천천으로 진입한 시민은 도로단속원이 바깥으로 안내도 한다. 또한 진입로 자동 차단기 근처에는 수동으로 입구를 열 수 있는 비상 버튼도 설치되어 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대비책을 나름대로 잘 마련해 놓고는 있다. 그런데, 비상시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게 문제다. 온천천 관리와 운영상의 문제점이 있다면 다소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이런 시기에 관할 지자체에서 꼼꼼하게 따져보고 점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온천천을 정비하는 공사 현장의 모습이다.
온천천을 정비하는 공사 현장의 모습이다.곽규현
 
호우로 하천물이 급격히 불어나면 사람만 위험한 게 아니고, 온천천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에게도 치명적이다. 온천천은 매년 호우로 하천수가 넘쳐서 산책로가 파이거나 주변 시설이 피해를 입어 복구하고 정비하는 작업이 반복되고 있다.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지만, 사람이나 다른 생물이 자연재해로 입는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노력은 필요하다. 도심에서도 시민들이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어디에다 비할 수 있겠는가. 온천천이 연중 언제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고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인 동시에 거기서 살아가는 생물들에게도 가능하면 안전한 서식처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 실릴 수 있습니다.
#온천천 #도심하천 #꽃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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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삶과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가끔 글로 표현합니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살맛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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