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생경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소연
- 결국 예산 문제인데, 증액 관련 협상은 야당보다는 여당과 정부 영향력이 좀더 많다. 구체적인 전략이나 방법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당연히 예산의 심사·의결권은 국회에 있다. 국회 다수당으로서 국민의 입장에서, 또 경제 회복이라는 중요한 과제 앞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 해나가겠다. 저희로선 지금의 예산안이 매우 부적절하다, 특정 부분은 매우 부족하고 특정 부분은 이 어려운 상황에서 너무 과잉하다. 예를 들면 특활비 같은 문제. 그래서 철저하고 꼼꼼하게, 국민의 시각에서 효율적으로, 경제성장과 민생지원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심의해나가겠다.
우리(국회)는 삭감의 권한을, 정부는 증액할 권한을 갖고 있는데 국민 눈높이에서,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공통 목표를 서로 합의하고 그에 맞게 예산안을 수정, 삭감, 증액해나가면 되고 그게 바람직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안타까운 현실은 그게 잘 작동 안 된다. 작년에도 정부 여당 측이 원안 통과, 즉 가결이냐 부결이냐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저희로선 독자적인 수정안 만들고 그걸 바탕으로 정부와 협의를 통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성과를 냈다. 이번에도 저희는 낭비성이나 불요불급한 예산은 철저하게 삭감, 조정할 것이고 또 필요한 부분에 있어선 정부 또는 여당과 협의를 통해서 반드시 확보해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 1년 한시 임시소비세액공제는 어떤 내용인가.
"기업영역투자세액공제처럼 일정한 소비에 대해서 세제상 지원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예산 심의·의결 과정에서 예산부수법안으로 함께 논의할 텐데, 안타깝갑게도 우리가 다수당이긴 하지만 일방적으로 하긴 매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저희가 설득해나가면서 정부 여당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게 저희 능력 아닐까."
- '청년 3만원 패스' 관련 소요예산은 얼마나 생각하는가.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대신 답변) 특별하게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존에 지자체에서 청년·대학생을 위한 청년 패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어느 지역은 하고, 안 하는 곳도 있다. 원래는 전국민 대상으로 한 패스와 청년 패스, 두 가지를 고려했는데 전국민 대상 패스는 상당히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우선 청년 패스부터 도입하고 성과를 봐서 전국민 패스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 정부·여당과 협의도 해야 할 텐데 회견문에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와의 3자회동 언급이 없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제안하겠는가.
"뭐... (웃음) 메아리 없는 함성도 한두 번이다. 저희가 필요한 얘기는 하도록 하겠다. 구호, 선언 이런 것보다는 실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보고. 언제나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일, 지금 필요한 일, 그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 독자적인 예산 수정안도 마련할 생각인가. 또 원내에선 김포-서울 편입이 현실성이 없다며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이슈를 꺼냈는데, 당 차원에서 편입 필요성을 따로 검토할 계획은 없는가.
"수정안 문제는, 지금 당장 우리가 극단적인 경우를 상정해서 미리 준비를 해놓을 필요가 있는지는 원내에서 판단할 일이다. 적절한 시기에 필요에 따라서, 원내 전략에 맞춰서 원내에서 잘해줄 거라고 믿는다. 또 하나의 문제는... 오늘 국민들의 삶이 걸려있는 민생과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기자회견)이니까 그 얘기에 집중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을 것 같고.
저는 국정을 하는 데에 있어서 (주) 69시간제 던졌다가 '아 이거 말이 안 되네, 앞으로 하지 말지 뭐.' 적당히,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대혼란을 야기하고 그냥 없어져버리고. 그 외에도 이런 저런 얘기들이 많긴 하지만 최근의 예를 들면, 의사정원 확대. 정말로 중요하지 않나. 신중하게, 모든 가능성들을 체크하고, 모든 가능한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서 일정한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야지. 이 중대한 국가적 과제를 갖고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졌다가 '오 이거 저항이 만만치 않네. 쉽지 않겠네' 하니까 슬그머니 모른 척하는. 이런 방식의 국정운영, 정말 문제다 생각하고 있다. 5000만이 넘는 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걸린 대한민국의 국정은 정말로 진중하고, 신중하고, 그리고 엄중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 전세사기 얘기했는데, 피해자들이 가장 바라는 건 '선구제 후구상권 청구'다. 민주당이 법안을 발의해두긴 했지만 정기국회가 별로 남지 않은 상황인데 얼마나 의지를 갖고 추진할 것인가.
"어제도 어떤 자리에서 잠깐 말씀드렸는데, 대한민국의 민간부채 특히 가계부채는 계속 증가하고 대한민국 국가부채는 그냥 꾸준히 50%이하다. 선진국은 국가부채가 좀 늘어나고, 가계부채가 꺾이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저희가 임금체불에 대해서 이런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했고, 일부 반영됐다. 임금이 체불되면 얼마나 갑갑하겠나. 이럴 때 정부가 먼저 임금을 지불해주고, 그 임금을 받을 데서 받는 일은 정부가 하는 제도가 있다.
전세사기 문제도 비슷하다. 전세사기도 선구제를 해줘야 사람이 살지, 전 재산에 빚까지 내서 전세 보증금 냈는데 어느 날 사라지면 어떻게 사나. 못 사니까 떠나는 거죠. 떠나고 싶지 않겠나. 혼자 떠나는 것도 아니고 동반으로 그냥 떠나지 않나. 이럴 때 국가가 필요하다. 한 사람의 목숨이 가지는 가치, 그건 따질 수가 없어. 또 한 사람의 성인이 자라나서 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할 때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나. 거기에 비하면 수많은 사람들 중 일부인 피해자들을 우선 구제해주고 정부가 추후 구상하는 방식은 원래 정부가 해야 될 역할 중 하나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구제하느라 하는 재정 지출보다 회수되는 금액이 훨씬 적을 거다. 그 차액 부족은 정부에 부담이 된다. 이런 게 쌓이면 국가부채가 된다. 그런데 이런 걸 감수해야 된다. '절대 국가는 손해보지 않겠다. 그냥 당신들끼리 알아서 해라.' 이러니까 국민의 삶이 나빠지고, 정부 재정은 안정될지 몰라도 국민의 삶은 피폐해진다. 전세사기 문제도 선구제하고, 후구상하자고 하지만 정부여당이 꼼짝하지도 않는다. '선구제 해주면 나중에 정부가 다 손해보는데 어떻게 하냐'는 생각을 가졌다. 결국 정부의 역할, 국가의 존재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이 배어 있는 차이다. 최선을 다하도록 할 텐데, 정부여당이 워낙 반대가 완강해서 참 어렵긴 하다. 그래도 이런 상식과 원칙 하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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