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요청 이유 설명을 하고 있다.
남소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이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된 것도 컸다. 한동훈 장관은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A4용지 18장 분량의 체포동의 요구서를 준비해왔고, '피의사실 공표' 논란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야당 의원들을 자극하며 이재명 대표 범죄 혐의의 중대성을 역설했다.
이를 두고 김성회 정치연구소 싱크와이 소장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한동훈 장관이 준비해 온 원고는 총 1만1900자였다. 아나운서가 읽었을 때 45분 걸리는 분량"이라며 "보통 그렇게까지 써오지도 않고 관례에 맞지도 않다"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의 이용호 의원조차 같은 프로그램에서 "오히려 부결을 유도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라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결과는 기각이었다. 구속영장 청구서만 150쪽, 프레젠테이션만 500쪽을 준비했다던 검찰도 체면을 구겼지만, 한동훈 장관 역시 치명타를 맞았다. 그는 막상 영장이 기각되자 "구속영장 결정은 범죄 수사를 위한 중간 과정일 뿐"이라며 "죄가 없다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사법 리스크'라는 이재명 대표 최대의 족쇄를 오히려 느슨하게 만들어준 셈이 됐다. 보수언론으로부터 '조선제일검'이라고까지 칭송받던 검사 출신 장관이, 정작 법무부장관으로써 이렇다 할 치적도, 성과도 내지 못한 것이다.
"검증 들어가면 탈탈 털릴 것... 지지층 결집에도 도움 안 될 수도"
무엇보다, '윤석열 정권의 황태자'라는 그의 정치적 자산 자체가 그의 중도 확장력을 억제하고 있다. 그렇다고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검찰총장 시절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며 보수진영의 환호를 받은 것과 같은 길을 택할 수도 없다. 자신을 지탱해주는 보수 지지층을 떠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장관이 대구에서 한 발언,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한 발언들을 보면, 그가 보수 진영 유권자들을 다분히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당에 개혁적으로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어떤 메시지를 보여준다면은 하태경과 이준석과 한동훈이 동지가 되는 날도 올 수 있다"라고 말한 것은, 반대로 그가 당과 대통령에 '쓴소리'를 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걸 꼬집은 셈이기도 하다. 일종의 '가불기(가드 불능 기술)'이다. 맞서도 타격, 피해도 타격을 입는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한동훈 장관이 지속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2인자 그리고 윤 대통령을 보호하고 옹호하는 이미지로 가게 되면 외연 확장은 어렵다"라며 "한동훈 장관의 쓰임새는 지극히 지지층 결집에 국한된다. 총선의 관건은 외연 확장, 중도층을 견인해 올 수 있느냐인데 그거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동훈 장관이 총선에 등판하게 되면 본인에 대한 검증이 개인적으로 강하게 들어갈 것이다. 여기에서 탈탈 털릴 수도 있다"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그리고 법무부장관으로 있을 때 본인이 했던 말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만한 일들이 벌어지면 지지층 결집에도 도움이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유권자들의 호기심은 있는데, 그것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을 할지 아니면 부정적인 요인이 될지는 두고 봐야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교정 행정을 중시하는 것이나, 여성 관련 범죄에 대한 태도 등을 봤을 때 한동훈 장관 개인은 중도층 소구력이 있는 사람"이라면서도 "하지만 분위기는 당이 만들어줘야 한다. 국민의힘이 너무 오른쪽을 바라보고 총선을 치르려 하면, 한 장관이 하고 싶어도 중도층 공략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엔터테이너로 따지면 한 장관은 연기자로 영역을 넓히려는 훌륭한 가수"라며 "하지만 갑자기 감독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당이 한 장관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렸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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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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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은 지지 이끄는 스타 장관? 실력 증명 못한 황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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