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민물고기 연구의 대가로 불리는 김익수 교수의 강연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필자가 물고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4대강사업 때문이었다. 4대강사업으로 강이 파헤쳐지고 망가지기 시작하자 가장 가혹한 피해를 당한 것이 바로 우리 민물고기들이기 때문이었다.
4대강사업이 '생태 테러'인 이유
물고기는 크게 흐르는 강에 사는 유수성 어종과 고인 물에 사는 정수성 어종으로 나뉘는데 강에는 흐르는 여울과 고여 있는 소(沼)가 있어서 유수성과 정수성의 다양한 물고기들이 함께 산다. 그런데 4대강사업은 강을 단순화시켜놓았다. 즉 정체된 호수와 같은 곳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에 여울을 좋아하는 유수성 어종들은 4대강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흐르는 곳인 여울을 좋아하는 종들 중에는 우리나라 고유종들이 많다. 말하자면 한국 고유종들은 주로 여울에서 사는데 4대강사업으로 이들이 살 곳이 없어졌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4대강사업은 끔찍한 '생태 테러'를 행한 사업이 되는 것이다. 흐르는 강의 모래톱 여울을 좋아하는 흰수마자 같은 물고기가 대표적이다. 낙동강이 고향인 이 작고 아름다운 물고기는 지금 낙동강에선 멸종 상태다. 4대강사업으로 이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인 최소 수심 6미터의 깊은 호수로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흰수마자뿐 아니라 쉬리, 여울마자, 참마자, 얼룩새코미꾸리 등등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다운 우리 고유종들이 4대강에서 사라졌다.
특히 흰수마자와 얼룩새코미꾸리는 그 개체수도 많지 않아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고유종인데,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전 세계적 멸종이란 말과 같다. 4대강사업은 이들의 세계적인 멸종을 조장한 사업이라고 달리 표현할 수 있고,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4대강사업은 끔찍한 '생태 테러'인 것이다.
위기에 처한 이들에 대한 관심은 이들에 대한 공부로 이어지고 급기야 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들이 있는 하천을 누비게 된 까닭이다. 흰수마자를 알기 위해 내성천을 찾게 되고, 얼룩새코미꾸리를 찾아 금호강을 뒤지게 된 이유인 것이다.
오매불망 민물고기 대부 김익수 교수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