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함양
떡은 곡식을 가루 내어 찌거나 삶아서 만드는 음식으로 인절미, 송편, 가래떡과 같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특히나 날씨가 쌀쌀한 이맘때면 떡국 한 그릇이 떠오른다.
이번 체험을 위해 함양읍에 위치한 남양떡방앗간으로 향했다. 새벽부터 가게 내부가 분주하다. 가게를 방문한 시간은 오전 7시, 인사와 함께 첫 임무가 곧바로 배정된다. "무슨 일을 할까요?"라는 질문에 임동현씨는 "무슨 일을 배우든 처음에는 설거지부터 시작이다"라며 농담 삼아 말했다. 대대로 유명한 가게에서 비법을 전수 받기 위해서는 설거지부터 시작하는 것이 불문율(不文律). 고무장갑을 손에 끼웠다.
준비된 두건과 손목 토시, 앞치마를 입고 설거지를 시작했다. 따로 설명은 없었다. 수세미를 가지고 떡을 찌고 남은 용기를 닦았다. 물을 사방으로 튀기며 초보자 특유의 부산함을 보였다. 임씨는 "그래도 깔끔하게 용기를 잘 씻었다"라는 칭찬을 늘어놓으며 다음 일을 추천했다. 소위 말하는 '츤데레'(일본속어 무뚝뚝하게 챙겨주는 사람을 대상으로 지칭하는 말) 같았다.
다음으로 시작한 일은 떡을 가루로 만들기 위해 분쇄기에 쌀을 집어넣는 일이다. 저울에 10.5kg 무게를 맞추고 분쇄기에 쌀을 넣었다. 기계는 맷돌이 맞물리며 가루를 내는 방식으로 막대기를 이용해 조금씩 쌀을 맷돌 입구로 밀어 넣었다. 이때 임씨는 "절대 손을 맷돌 근처에 넣으면 안 된다. 기계는 몇 개가 망가져도 괜찮다.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친절하게 이야기했다. 앞에도 말했듯이 사람은 따뜻하다.
맷돌에 갈린 쌀은 흰 눈과 비슷했다. 가루가 된 쌀에 소금과 물을 적당량 넣고 섞는다. 임동현씨는 정확한 정량을 맞춰 물과 소금을 넣지만 베테랑인 어머니 전상순씨는 감각으로 넣는다. 임씨는 "어머니가 감각으로 넣는 소금과 물의 양이 저울을 이용해 무게를 재는 것과 비슷해 놀란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어머니 전상순씨가 진짜 장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