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월 12일 평산책방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필자(오른쪽)가 책 <대통령의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최우규
"최 비서관이 글을 잘 쓰네."
책을 읽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한줄평'입니다. 정작 청와대에서 그를 위해 메시지를 쓸 때는 들어보지 못한 말입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할 당시를 기록한 책을 냈습니다. 올봄부터 작업한 책 <대통령의 마음>, 제 이름을 단 첫 책입니다. 지난 12일, 하필이면 12·12 군사반란 44주년에 나와 서점에 배포됐습니다.
인생에서는 우연과 인연이 교묘하게 교차하는 듯합니다. 24년간 다니던 경향신문사를 2017년 2월 그만뒀습니다. 그간 맺은 인연의 자장(磁場)에 이끌려 우연히 공무원이 됐습니다. 그해 5월 17일 청와대에 들어갔습니다. 홍보기획비서관, 연설기획비서관으로 우당탕퉁탕하며 20개월을 보냈습니다.
청와대 퇴직 후 직장에 들어갔다가 임기가 끝나 백수가 됐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벌어지는 일입니다. 속담처럼 '배운 게 도둑질'입니다. 글을 쓰던 이가 할만한 일이 글쓰기였습니다. '기록을 남기자'. 그렇게 해서 책을 쓰게 됐습니다. 필연인 듯합니다.
이 책은 대통령의 말과 글로 본 국정 운영 기록입니다. 대통령의 생각과 지향은 말과 글로 발화돼, 토론을 거치고 국민 동의를 얻어 정책과 제도로 만들어집니다. 그 과정을 풀어 썼습니다.
대통령의 연설과 글에 얽힌 이야기들, 남북정상회담, 국무회의와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정부 운용과 외교 분야의 고군분투 등을 담았습니다. 문 전 대통령이 극비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만난 두 번째 회담 등 비화도 들어있습니다. 왜 문 전 대통령은 말을 답답하게 했는지, 술도 맘 놓고 못 마셨는지, 아침마다 눈이 충혈된 채 출근했는지도 나옵니다. 대통령론, 리더십론도 제 나름대로 다뤘습니다.
써놓고 보니 전현직 대통령이 참 다르다는 점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언행과 태도 등에서 극과 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호오(好惡) 여부는 지지하는 이들에 따라 다르겠지요.
"일단 잡으면 마지막까지 읽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