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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비판 나온 언론사 대주주... 오히려 '홍보'해 준 지역 언론?

<중도일보>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 '띄워주기' 기사 논란... "누가 봐도 부적절" 비판 나와

등록 2024.01.04 17:05수정 2024.01.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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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대전·세종·충청권 제1세대 인터넷 언론 <디트뉴스24>가 대규모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이미선 지부장과 김재중 교육선전부장 등 노조 핵심을 신설 '도서출판부'로 보냈고, 노조 부지부장인 한지혜 기자는 세종충북본부로, 노조 사무국장인 황재돈 기자는 천안·아산으로 전보됐다. 

김재중 교육선전부장은 이장우 대전시장 관련 비판적 칼럼을 썼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해 12월 21일 해고되었다가 28일 돌연 해고취소 통보를 받았는데, 이번에 다시 강제 전보를 당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에, 디트뉴스24 노동조합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노조는 2일 즉각 성명을 내고 "재판상 판결의 효력을 갖는 노사 합의까지 파기한, 막장 인사의 끝"이라며, "대주주인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이 인사 전횡을 넘어 직원들을 직접 괴롭히는 갑질 경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관련 기사: 디트뉴스노조 "노사합의 파괴, 인사전횡 중단하라" https://omn.kr/26y1m).

부당해고 논란 있는데... 타 언론사는 '회장님 메시지' 소개?
 

이렇게 부당해고, 갑질 경영 등의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다른 언론사가 디트뉴스24의 대주주인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의 SNS 메시지를 상세히 소개한 기사를 실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오후 충청 지역 기반의 <중도일보> 인터넷판에는 "김정규 타뱅 회장의 '맛있는 아침 메시지' 화제"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해당 기사는 디트뉴스24의 대주주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의 SNS 메시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대전충청 유력 일간지 중도일보의 1월 3일 인터넷판 기사 화면 갈무리
대전충청 유력 일간지 중도일보의 1월 3일 인터넷판 기사 화면 갈무리중도일보
 
해당 기사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의 아침 소식 SNS '맛있는 메시지'가 지역의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면서 "갑진년 2024년 1일째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로 덕담을 건넨 김 회장은 인생을 맛있게 살 수 있는 좋은 아침이라며 '꿈을 꾸고 도전하고 개척할 수 있는 세상이 있어 좋습니다'고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이어 김 회장이 "2024년 2일째는 '인생을 맛있게 살 수 있는 좋은 아침'이라며 '세상을 이롭게 하면서 잘 살고 멋지게 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고 긍정론을 폈"으며, "2024년 3일째. '꿈을 꾸고 도전하고 개척할 수 있는 세상이 있어 좋다'며 행복한 하루를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이 기사는 "4일째에는 어떤 맛있는 메시지를 전할지 김 회장도 이 밤 고심 중이겠지만, 아침 인사를 받는 그의 지인도 어떤 댓글을 달며 '호응'할지를 놓고 맛난 글귀를 생각해 본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편집권 침해 행위엔 침묵, 회장님 홍보... 참담하고 부적절"

이와 관련해 정진호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운영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말 참담하다는 말 밖에는 안 나온다"면서, "지역의 유력 일간지가 디트뉴스24에서 벌어지고 있는 편집권 침해 행위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언론의 공공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는 김정규 회장이 쓴 SNS 메시지를 홍보한 것은 누가 봐도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필자는 "김정규 타뱅 회장의 '맛있는 아침 메시지' 화제" 기사를 작성한 경위를 듣기 위해, 해당 기자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이에 "중도일보가 디트뉴스24의 편집권 침해와 대주주의 갑질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김정규 회장의 SNS 메시지를 홍보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는 메시지를 남겼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참고로, 3일 오후 4시 기준 <중도일보> 누리집에서 디트뉴스24 노동조합이 겪고 있는 갑질 및 부당노동행위 피해 관련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디트뉴스 #중도일보 #지역언론의민낯 #타이어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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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전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맘껏 놀고, 즐겁게 공부하며, 대학에 안 가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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