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카르카손게임이 끝난 뒤 완성된 지도의 모습
유종선
그러니 이번 여행에서 프랑스 카르카손에 가고 싶어했던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카르카손은 프랑스 여행 코스에 넣기에 쉬운 도시는 아니었다. 프랑스 남단 피레네 산맥 위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툴루즈, 남쪽으로는 스페인의 지로나와 가깝다. 프랑스 통상 여행책은 파리 중심과 남프랑스 중심으로 테마가 갈리곤 한다. 대도시의 뜨거움이냐, 소도시의 고즈넉함이냐.
하지만 깐느나 니스 중심으로 펼쳐지는 남프랑스 코스에도 카르카손은 빠지기 일쑤였다. 그만큼 위치가 애매한데, 막상 가보면 고성을 보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는 모양이었다. 니스로부터 직접 렌트해서 운전을 할 게 아니라면, 서쪽 툴루즈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당일로 다녀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였다. 남동부 니스 카니발에 참석했다가 남서부 툴루즈로 날아가서 당일로 카르카손에 다녀오는 여행 스케줄이 과연 적절한가.
그러나 니스 카니발도, 카르카손도, 우주와 같이하는 여행에선 너무나 중요했다. 축제의 가운데에 있는 것도, 우리 가족 보드게임의 배경지에서 그 게임을 해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그 하루들은 다른 하루들과 같지만 또 아들과 내가 영원처럼 되새기게 될 날들일 터였다. 이동의 최적 코스와는 거리가 먼 지그재그 형 경로가 되어버렸지만, 저가항공을 적절히 이용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