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류호정 정의당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조성주,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준석 전 대표.
연합뉴스
- 새로운선택이 창당한 지 한 달이 지났잖아요. 그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내셨나요?
"일단 창당을 마치고 저희가 어떤 정치 하고 싶은지 정책을 계속 발표했습니다. 저희가 가장 중요시하는 건 개별적인 정책도 있지만 한국 정치를 바꾸는 거예요. 저희가 생각하기에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편가르기 해서 상대방을 악마시하는 거라고 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이준석 전 대표, 또 민주당에서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 등과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힘을 합치자는 의논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 왜 신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어요?
"이게 우리나라 뿐만의 문제는 아닌데 지금의 정치를 '분노의 정치'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편 갈라서 상대방을 악으로 삼는 정치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에요. 박근혜 정부나 윤석열 정부에서 내놓은 정책이 다 틀린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민주당에서 내놓은 정책이 다 맞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정책이나 소득주도성장 같은 건 성과를 못 낼 뿐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이 있었거든요. 그러면 고쳐야 되는데 고치자고 얘기하면 '저 쪽 유리하게 하려는 거 아니냐? 너는 저쪽 편이냐'라는 말이 나오니까 계속 퇴보의 길을 가는 겁니다.
우리가 '정치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의견도 조정하면서 우리 전체에 가장 좋은 방향으로 한 걸음씩이라도 나가자는 전제가 있어야 돼요.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은 우리나라가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느냐에는 관심 없고 자기네가 집권하는 데만 관심이 있거든요.
지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 많이 실망했고 또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도 비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이게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정치가 편가르기 길로 가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선거 때가 되면 양당 정치에 대해 전부 염증을 내는데 다른 대안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대안을 만들어줘야 되고 이 대안은 다양한 의견 가진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신당을 만들게 됐습니다."
- 신당은 선거 때만 나왔다가, 선거 끝나면 없어지곤 하는데요.
"제가 돌아다녀 보면 안철수 의원에 대한 실망이 큽니다. 안철수의 새 정치에 정말 많은 기대를 걸었는데 중간에 포기하고 민주당 들어갔다가, 또 국민의힘 들어갔으니까요. 제가 작년 4월에 신당 만들어야 된다고 얘기 했을 때, 지금 같이 일하시는 분들 앞에서 했던 얘기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거는 결의다, 저는 적어도 정치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가지 않는다'라고 했어요.
제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는데, 제가 실패하면 그 다음에 오는 후배가 이 일을 하면 좋죠. 그러나 제가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을 가버리면 그게 그냥 실패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에너지 자체가 줄어들지 않습니까. (신당들이) 선거 끝나면 없어졌기 때문에, 저희는 선거 끝나면 없어지는 정당이 아니라는 점을 유권자들에 보여드리고 평가 받을 수밖에 없어요."
- 새로운선택은 기존의 정당과 무엇이 다를까요?
"사실 저희라고 무슨 엄청난 비법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용기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기존 정치를 깨려고 마음먹을 때, 유권자들이 그 세력에게 기회를 줄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그러면 저희는 그걸(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지금 이준석 대표와도 자주 만나서 얘기하는데 이 대표도 국민의힘에서 당대표까지 했던 사람이지만 대통령의 일방적인 독주에 반기를 들다가 지금 쫓겨난 셈이고, 저도 민주당에서 그런 것이죠.
전 유권자들이 말이나 미래에 대한 화려한 약속만으로 평가하지 않고 그 사람이 그동안 했던 일로 평가한다고 봅니다. 저보다 훌륭하고 능력이 뛰어나신 분들도 많지만, (저는) 최근 몇 년간 한국 정치판에서 그래도 자기 말을 지켜온 사람이라는 점에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 30석이 목표라고 했잖아요. 그 30석이 새로운선택만의 의석인가요, 아니면 '빅텐트'를 가정했을 때인가요?
"30석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적은 의석이고 어떻게 보면 많은 의석인데, 그래도 한국 정치에서 3당이 30석을 얻으면 대단한 성공이거든요. 그걸 하려면 유권자들에게 정책보다도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목표 위해서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당이라는 건 비교적 같은 생각과 가치를 가진 집단인데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이 한 정당에 있으면 그게 맞을까요?
"고전적으로 정당이라는 건 자기들이 대표하는 집단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진보정당은 저소득층과 서민들 대변한다고 하고 보수 정당은 기득권층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죠. 그러나 지금 고전적인 정당 이론이 아무 소용이 없는 게, 예를 들어서 미국을 보면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부자가 아니에요. 오히려 저소득층들이 지지하거든요. 왜냐하면 소위 진보라는 사람들이 말로는 진보를 얘기하면서 실질적으로 저소득층 위해서 아무것도 안해서예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 게 제가 민주당에 있을 때 보수 정부가 집권하면서 정책을 내면 서민들한테 유리한 정책이 나와도 민주당에서 반대합니다.
지금 국민의힘은 보수라고 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진보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당들이 진짜 진보 보수가 아니라 그냥 이익 집단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장기적으로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비슷한 집단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각각 따로 정당을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우리 정치를 한번 확 바꾸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할 수만 있으면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한 정당에 모이는 게 정답이라고 봅니다."
"빅텐트는 선거연합 아닌 한 당이 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