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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감사들 모두 금감원 출신, 이해충돌 우려"

홍콩ELS 피해자들, 공익감사 청구..."상식적 답변 못 들어, 감사원에 호소"

등록 2024.02.15 15:50수정 2024.02.1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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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홍콩지수 ELS 피해자 모임 등은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 관련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5일 홍콩지수 ELS 피해자 모임 등은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 관련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조선혜
 
"5대 시중은행의 상임 감사위원 5명 모두가 금융감독원 출신입니다. 금융권 127곳 가운데 금감원 퇴직자가 무려 93명이나 재직 중입니다. 이해충돌의 우려가 큽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관련 피해자들이 감사원을 찾아 금융당국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당국이 지난 2019년 사모펀드 사태 이후에도 은행의 ELS 판매를 허용했고, 이에 대한 감시·감독을 소홀히 하면서 홍콩 ELS 사태까지 발생했다 보고, 이에 대한 감사를 요청한 것. 

15일 홍콩지수 ELS 피해자 모임 등은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 관련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길성주 홍콩지수 ELS 피해자 모임 위원장은 "그동안 피해자들은 은행권의 초법적이고, 부도덕하며 무책임한 행위에 대해 금융위원회, 금감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언론사 등에 수없이 많은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어디서도 상식적 답변 들을 수 없었다...감사원에 간곡히 호소"

이어 "여러 경로를 통해 노력했지만, 어느 기관이나, 누구로부터도 상식적이고,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며 "마지막 수단으로 공공기관의 잘못을 바로잡고 지도·감독할 수 있는 감사원에 호소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길 위원장은 "금융소비자보호법·자본시장법에는 은행이 관련 규정이나 법을 고의 또는 과실로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피해에 대해 배상하도록 명확히 명기돼 있다"며 "은행을 지도·감독할 권한이 있는 금융위·금감원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혹 그렇지 않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감사원이 감사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이날 함께한 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 등은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ELS 판매를 허용하고, 이를 감독·검사하는 과정에서 위법·부당한 행위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 감사할 것을 요청했다. 

김희성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는 "금감원은 고위험 상품 투자자 리스크 점검 회의를 정례화하고, 모니터링하겠다고 했지만, 1년6개월 동안 단 한 번도 회의를 하지 않는 등 정기 감사 의무를 해태했다"고 말했다. 


금감원 암행 점검 5년간 단 1건..."청탁금지법 등 위반 여부 감사 필요"

이어 "또 불시 암행 점검은 5년간 1차례에 불과했고, 불법 판매에 대한 제재는 7건에 머물렀다"며 "금감원이 설명 의무, 부당 권유 행위 금지 원칙, 적합성 원칙 등 불법 판매에 대한 조사·제재를 충실하게 이행했는지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금감원 고위 퇴직자가 피감독기관으로 재취업하면서 이해충돌의 우려가 크다"며 "금감원이 홍콩 ELS 사태가 발생하기까지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원인이 이러한 이해충돌에 기인하는지, 은행권의 요청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청탁금지법이나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하진 않았는지 감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금융위가 앞서 은행에 대해 ELS 상품 판매를 허용한 것이 화근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남주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장)는 "원금 보장 상품을 중심으로 취급하는 은행에 고난도 금융 상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한 금융당국의 부당한 업무 처리가 이 사태의 시발점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DLF 사태를 겪은 이후에도 제대로 된 처방을 내리지 못했고, 다시 몇 년 만에 대규모 금융 피해를 초래한 금융당국은 법적·정치적·도의적 측면에서의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장, 50%로 모호하게 이야기...감사원 긴급 감사 요청"

이어 "감사원은 철저히 감사를 시행하고, 홍콩 ELS 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그에 따른 관계 기관에 대한 시정 요구, 고난도 상품의 은행 판매를 제한토록 하는 금융 관계 법령 개정 요구 등 필요한 조치를 엄정히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2019년에도 (사모펀드 사태 관련) 공익감사를 청구해 금감원은 제재를 받고, 금융위는 징계를 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장이 최근 자율배상인지, 선지급인지 모호한 내용으로 50%(배상)를 이야기했는데, 잘못됐다"며 "금감원은 당장 분쟁 조정을 해서 대표 사례를 만들고, 그에 따라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서류 대필, 투자자 성향 조작, 치매 환자 등의 경우에는 100% 계약 취소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감사원이 긴급 감사를 진행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금감원 #금융위 #감사원 #홍콩ELS #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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