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의 연설을 보도하는 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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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남편의 유지를 잇겠다고 선언했다.
나발나야는 19일(현지시각)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 연설에서 "알렉세이는 푸틴에 의해 살해됐다"라며 "나는 알렉세이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이며, 우리나라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푸틴은 알렉세이를 죽임으로써 내 마음과 영혼의 절반을 죽였다"라며 "하지만 나에게는 아직 절반이 남아있고, 이는 나에게 (남편이 하던 일을) 포기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자유로운 러시아에서 살고 싶고, 그래서 자유로운 러시아를 만들려고 한다"라며 "아무것도 두렵지 않으며 당신이 나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나발나야는 (영어가 아닌) 러시아어로 연설했다"라며 "자신의 메시지가 전적으로 러시아 국민을 향한 것이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나발나야 "푸틴이 남편 죽인 이유 알려주겠다"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던 러시아 야권 지도자 나발니는 지난 16일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당시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이던 나발나야는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연설에 나서 "국제사회가 푸틴 정권에 맞서야 한다"라며 "우리 모두 단결해서 이 악의 세력에 대항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영국 BBC방송은 "뮌헨안보회의에서의 열정적인 호소로 나발나야는 푸틴 정권의 탄압으로 받고 있는 러시아 야권의 새로운 주요 인물로 떠올랐다"라고 평가했다.
나발나야는 이날 연설에서도 "우리는 푸틴이 남편을 죽인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으며, 이를 곧 알려드리겠다"라면서 "또한 누가, 어떻게 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아내서 그들의 이름과 얼굴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1976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나발나야는 유명 과학자의 딸로 태어나 성장했고 플레하노프 경제대학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한 뒤 은행에서 잠시 일했다. 1998년 튀르키예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나발니를 만나 2000년 결혼했다.
슬하에 두 자녀를 둔 나발나야는 정치에 참여에 뜻이 없었다. 공개 석상에 잘 나타나지 않고 전업주부로 지냈다. 나발나야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나는 유명한 변호사나 야당 지도자와 결혼한 것이 아니라, 알렉세이라는 청년과 결혼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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