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영화관에서 한 관객이 영화 <파묘>의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김화빈
이날 오후 2~4시께 방문한 명동 일대 영화관은 평일임에도 <파묘>를 보러 온 관객들로 붐볐다. 대다수 관객들은 "반일 좌파 영화"란 주장을 "과도하다"고 일축하거나 "(<건국전쟁> 관람을 유도하려는) 의도적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비판했다. 관람 이유 또한 "주변의 호평과 추천", "영화 광고"라고 밝히며 평소와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27일 오후 2시 45분께 서울 중구 CGV 명동점에서 만난 50대 남성 김아무개씨는 "안 그래도 <건국전쟁> 감독의 기사가 많이 나와 궁금해서 봤는데 감독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운을 뗐다.
김씨는 "(논란과 달리) 영화의 메시지가 전혀 달랐다. 요즘 세상에 반일 영화를 만든다고 무조건 보는 것도 아닌데 그러한 주장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라며 "과도한 시비 같다"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인근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점에서 만난 20대 여성 김아무개씨는 "반일이란 주장은 무리라고 본다. 일제 때부터 소문으로 내려온 '풍수침략설'을 영화로 다룬 것 아닌가"라며 "지나치게 갈등을 만드는 게 보기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서울의봄>을 초등학교에서 단체관람하려고 했는데 (일부 보수단체들이) 시위를 벌이고 (민원을 넣어) 저지했다는 기사를 봤다"며 "(이런 행태가) 오히려 관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오후 3시께 CGV 명동점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50대 박정욱씨는 "색안경을 쓰고 보지 않는 이상 (<파묘>를) 좌파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며 "<파묘>는 화장에 밀려 점점 잊혀지는 전통적인 이장 문화에 감독의 영화적 상상력이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밝힌 백정민·김동현씨도 "딱히 좌파 영화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며 "주변에 추천하고 싶은 재밌는 공포영화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60대 박아무개씨는 "호기심에 영화를 혼자 보러 왔다"며 "옛날 미신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나이를 먹다보니 '조상을 잘 모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후기를 전했다.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점에서 오후 4시 30분께 만난 50대 남성 정아무개씨도 "지인들이 다들 재밌다고 하길래 관람했다"며 "제목만 보고 단순히 조상 묘에 얽힌 얘기인 줄 알았는데 영화가 너무 어려워서 좌파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고 웃어넘겼다.
20대 남성 김주형씨도 "일본과 관련된 역사적 내용을 다루는 다른 드라마나 영화도 많은데 이를 반일이라고 보는 것은 정치적 관점인 것 같다"며 "영화의 개연성과 배우들의 연기 같은 요소로 판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화 평론가 "반일 영화? 주객이 전도된 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