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아내와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
곽규현
직장 은퇴 이후에 아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만큼 아내와 더 자주, 더 많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지금까지 살아온 과거나 자식 이야기, 노후 생활 이야기, 주변 사람들의 근황 이야기 등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알콩달콩 살아간다.
여러 관심사 중에서도, 60대에 갓 들어선 우리 부부에게 가장 비중이 큰 것은 단연 앞으로의 노후 생활이다. 얼마 전 아내와 '이제 더 이상은 늙지 않고 지금 이대로 30년만 더 살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면서 웃어넘겼다. 늙고 싶지 않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현실성 없는 희망 사항이지만, 건강하고 아름답게 서서히 늙어가고 싶은 것은 사람들의 일반적인 소망 아닐까.
내게 있어 활력을 주고 살맛 나게 하는 건 3가지 'ㅅ(시옷)' 단어, 즉 소통과 숙면, 소망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를 살맛 나게 만드는 가족, 친구, 지인들과의 소통
아내와 나는 둘 다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가끔 듣는다.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일지라도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우리 부부는 동갑내기라 숫자상의 나이로는 작년에 환갑을 넘겨 60대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50대와 마찬가지로 즐겁게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가정에서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처럼 가정의 화목과 가족 간의 소통을 중요시한다. 아내와 나는 상반된 성격이라 간혹 의견 충돌이 있기는 하나, 지향하는 인생관이나 가치관이 비슷해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예민해진 감정은 햇살에 눈 녹듯 녹아내린다. 서로를 아껴주려는 부부애도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 잡아, 서로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하면서 나이 드는 것도 의식하지 않고 지낸다.
아들딸과도 거의 매일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 간의 끈끈한 정을 느낀다. 자식들은 서울에서 생활하고 아내와 나는 부산에 있어 공간적 거리는 멀지만, 가족의 단체 대화방이나 개별 대화방을 통해 수시로 연락하고 소통해 심리적으로는 거리감 없이 곁에 있는 것 같다.
그뿐 아니라 친형, 친누나와도 이따금 만나기도 하고, 대화방이나 전화상으로 서로 안부를 물으며 형제간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가족과 친밀하게 함께하다 보면 나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평온해지며 안정감이 준다.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우울감이나 외로움을 떨쳐내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데에 원동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