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심의에 반대하는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수림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마치 선거운동을 하듯이 심의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 - 김준희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장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아래 선방심위)의 심의 행태를 규탄하고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의 출범을 알렸다.
언론노조는 4일 오후 2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위치한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앞에서 '선방심위의 입틀막 심의를 심의한다, '입심심'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지금, 선방심위가 대통령 경호처가 수시로 자행했던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행위)'을 이어받기라도 하듯 언론 심의를 진행하며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2020년) 21대 총선 선방심위는 2월 말까지 40건의 안건을 심의하고 법정 제재 1건, 행정지도 22건에 그쳤으나 지금의 선방심위는 같은 기간 동안 54건의 안건을 심의해 법정 제재 9건, 행정지도 36건을 의결했고, 법정 제재와 행정지도 건수 중 3분의 2가 MBC, YTN, CBS를 향했다"며 "특정 프로그램 진행자와 패널의 입을 틀어막아 노골적인 편향 심의를 벌이고 있는 선방심위를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어 언론노조는 입틀막 심의에 대한 심의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황당 사례 한두 가지 아냐... '용산' 눈치 보기"
김재경 언론노조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는 이날 "이 정권은 보수언론이 아닌 언론들을 말살시켜 버리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방심위가 지난 1월 11일 (MBC라디오) <뉴스하이킥> 프로그램에 법정 제재를 의결했던 이유는 '좌파 패널이 너무 많다'는, 말도 안 되는 아전인수격 논리였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최근엔) MBC 일기예보 프로그램에서 미세먼지 수치가 '1'이 나온 걸 두고 선방심위가 '총선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시켰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내세워 다음 회의에서 신속 심의하겠다고 밝혔다"며 "바이든-날리면, <뉴스타파> 신학림 녹취록 인용 보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보도 등 (방심위 및 선방심위의 심의 중) 황당한 사례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했다.
선방심위가 '김건희 특검'을 언급하며 '여사' 또는 '씨' 호칭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로 행정지도(권고)를 의결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형택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선방심위의 행정지도 의결 소식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했다"며 "(행정지도 의결은) 용산(대통령실)이 불편해할 어떠한 표현도 토씨 하나 달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권고는 행정지도에서 가장 높은 수위로, 법정 제재까지는 아니지만 언제라도 법정 제재를 할 수 있다는 엄포와 같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까지 언론 통제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