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손때 가득한 전공 서적 중 하나펼치고 또 펼치고, 익히고 또 익혔을 지난 5년을 기억한다.
한현숙
2차 시험인 수업시연과 면접을 준비하며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던 딸아이의 모습, 판서 하나하나, 몸짓 하나하나 주의하며 수업을 시연하고, 아이들 중심으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연습하고 또 연습하던 모습에 나도 마음을 졸였다.
수많은 예상 면접 질문지를 보며 다양한 관계 속에서 교육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또 찾아 가상 면접관 앞에서 되뇌는 딸아이를 보며 제발 합격하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그렇게 2차 시험을 치르고,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며 마음 졸이던 중 최종합격명단을 확인한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신규교사 연수, 임명장 수여식까지 감격스럽지 않은 게 없었다. 교육감님이 2024 신규교사에게 임명장을 일일이 전달하는 모습이 엄숙하게 느껴졌다. 신규 국어교사 12명 중에서 인천 시내에 발령받는 행운까지 얻었으니 믿을 수 없는 기쁨의 연속이었다.
교직의 어려움은 전 국민이 공감하는 이슈가 된 지 오래다. 출생률 감소로 인한 힘듦,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높은 기대치, 아동학대와 생활지도의 모호한 경계로 인한 위험, 갈수록 줄어드는 교원 수급 정책 등등!
그러함에도 매년 아이들이 좋아, 교실이 좋아 교직을 염원하는 이들이 시험장에 모이고 있다. 딸아이의 합격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빌었던 나의 마음을 담아, 순수한 그들의 열정과 소원이 반드시 꽃피기를 기도한다.
첫 발령을 받은 후 분주한 3월을 보내고 있는 딸아이는 '하나도 힘들지 않아!'를 연발하며 아이들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다. 즐거움과 애정으로 교실을 바라보는 그 마음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으로 좋은 교사가 무엇인지 늘 고민하는 선생님이 되기 바란다.
모녀 국어교사로서의 시작! 단순한 기쁨의 의미를 넘어 자식에게 나의 30년 교직생활을 인정받고, 긍정적 평가를 받아 나를 따라 대를 잇는다는 생각까지 드니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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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국어 교사, 다음 '브런치' 작가로 활동 중, 가족여행, 반려견, 학교 이야기 짓기를 좋아합니다. <엄마를 잃어버리고>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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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드디어 모녀 국어 교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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