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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부터 기다린 민주당, 이종섭 코앞에서 "해임하라"

[현장] 홍익표 등 "민심 나쁘니 급히 귀국"... 취재진 또한 5시간 대기, 이어진 질문에 '런종섭'

등록 2024.03.21 12:07수정 2024.03.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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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피의자 이종섭을 즉각 해임하라!"
"피의자 이종섭을 출국시킨 대통령은 사과하라!"
"피의자 이종섭을 즉각 수사하라!"


5시간을 기다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입국장에 들어서자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이 대사를 놓쳤던 11일 전과는 달리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사 바로 앞에서 '피의자 이종섭 즉각 해임, 즉각 수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 대사는 이들 앞을 지나 입국장을 빠져나가려다 진로를 바꿔 미리 마련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지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역시 5시간 이상을 기다린 취재진의 연이은 질문에 "한꺼번에 대답하겠다"던 이 대사는 실제론 본인의 해명만 내놓고 입국장으로 나온 지 3분 만에 공항을 떠났다. 

의원·출마자 등 20여 명 "윤 대통령, 대국민 사과하라" 
 
 이종섭 주 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고 있다.
이종섭 주 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총선 출마자 등 20여 명은 이 대사 귀국 5시간 전인 21일 오전 4시 50분부터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 앞에 속속 모여들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와 김민석 총선상황실장은 전날 의원들에게 "내일(21일) 이 대사가 새벽 5시 16분 대한항공 제2터미널로 귀국한다. 5시까지 참석 가능한 의원님들은 모여달라"는 긴급공지를 보낸 바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오전 5시 25분 제1터미널 입국장 앞 기자회견에서 "이 전 장관(대사)가 주호주 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정부와 여당은 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나빠지니 급히 이 전 장관을 귀국시켰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이 전 장관이 한국에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젊은 장병(해병대 고 채 상병)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을 철회하고 대국민 사과해야 한다"라며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 전 장관을 빠른 시일 내에 수사해서 대통령실이 부당한 외압이나 수사 개입이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민주당 예측과 달리 이 대사는 오전 9시 35분 제1터미널 입국장 E게이트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외교부 대변인실은 "(싱가포르발) 싱가포르항공(SQ612)으로 인천공항에 9시 40분 도착 예정(실제 9시 20분 도착 - 기자 주)"이라고 취재진에 공지했다.


이날 인천공항 안팎에는 보안요원과 경찰 수백 명이 배치됐다. 보안요원들은 오전 7시 50분부터 게이트 우측 통로 주변에 노란 보안통제선을 설치했고, 이 대사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을 위치도 바닥에 노란 테이프를 붙여 지정했다. 질의응답 후 빠져나갈 통로도 마련됐다.

의혹 부인한 이종섭 "호주 대사 업무에 충실"  


취재진 앞에 선 이 대사는 '사의 표명 의사', '귀국 관련 대통령실과의 소통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꺼번에 다 답변하겠다"고 말한 뒤 실제론 "(수사외압)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귀국한 것은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등 본인의 입장만 발표한 뒤 자리를 떴다. 

그는 "저와 관련된 의혹들은 이미 수차례 사실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협력 관련 주요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체류기간 동안 공수처와 일정이 잘 조율돼 조사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 방산협력 관련 업무로 상당히 일이 많을 것 같다. 그 다음 주는 한국·호주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2+2 회담을 준비해야 한다"며 "이 두 가지 업무는 전부 호주 대사의 주요 업무다. 그 업무에 충실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질의응답 직후 <오마이뉴스>가 이 대사를 따라가며 수사 외압 의혹, 공관장 회의 급조 논란 등에 관한 질문을 이어갔으나 그는 대부분의 답변을 회피하고 빠르게 공항을 빠져나가 미리 준비된 차를 타고 떠났다.

-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인정하나.
"수사 문제는 수사기관에서 말씀드리겠다."

- 채 상병 가족들에게 하실 말씀 없나.
"이제 비켜 달라.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다."

- 공관장 회의가 급조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

쏟아지는 비판에도 한동훈은 "다 해결" 기조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오르고 있다.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오르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이날 이 대사의 급거 귀국은 예정에 없던 일이다. 연례 재외공관장 회의도 총선 이후인 4월 하순으로 잡혀 있었다. 이 대사는 외교부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공동 주관으로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재외공관장으로서 참석할 예정이다.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는 외교부가 회의를 발표한 당일인 20일에야 일정이 확정돼 급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총선을 앞둔 여권에 이 대사가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그를 귀국시켰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도 이 대사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언론을 통해 "공수처가 급하다면 이 대사를 당장 소환하라"고 한 발언은 공수처법 위반 사안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공수처법에는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 공무원은 공수처 사무에 관해 업무보고나 자료 제출 요구, 지시, 의견제시, 협의, 그 밖의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공수처법 3조 3항).

야당과 시민사회는 이 대사의 행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해임과 공수처의 적극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은 장병 희생은 안중에도 없고 진실 은폐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윤 대통령은 즉각 대사 임명을 철회하고 이 전 장관을 국내로 압송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상정 녹색정의당 원내대표는 19일 녹색정의당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의 권능을 대통령실 수사 외압 의혹 방탄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직권 남용이자 국민 기만"이라며 "즉각 이 전 장관을 대사직에서 해임하고 소환하라"고 목소리를 냈다.

군인권센터도 20일 낸 보도자료에서 "이 대사의 자진 귀국은 수사기관을 압박해 도주 혐의를 희석하고 수사를 무력화하려는 기만극"이라며 "공수처는 피의자 이종섭이 귀국하면 다시 호주로 도망갈 수 없도록 즉시 공항에서 체포하고 구속 수사로 전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경기도 안양 거리 인사에서 이 대사 거취 문제를 두고 "(이 대사가 입국하기로 했으니) 오늘 다 해결됐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저희는 민심에 순응하려고 노력하는 정당이고, 더불어민주당은 그렇지 않고 민심을 거부하는 정당"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종섭 #채상병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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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게 보고 듣고 쓰겠습니다. 오마이뉴스 복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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