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선거 안산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의 선거사무소에 걸린 대형현수막.
연합뉴스
그렇다면 분노한 유권자들의 표심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본오동에서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40대 이아무개씨는 이번 총선 '기권'을 선택했다. 스스로를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소개한 그는 "양 후보는 딸 대출 사건 때문에 도저히 못 뽑겠다"면서도 "그렇다고 국민의힘을 찍을 수 없으니 딜레마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아무도 찍지 못할 것 같다, 기권"이라고 이야기했다.
국민의힘 장성민 후보를 '역선택' 하겠다는 지역민들도 있었다.
앞서 만났던 우성아파트 주민 김아무개씨는 "내 주변 여론을 보면 현재로서는 장 후보가 유력하다"며 "옛날에는 무조건 당 보고 후보를 많이들 찍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장 후보가 국회의원이 돼야 할 이유'를 설명하진 못했다. 김씨는 "(장 후보) 공약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그런데 전해철이나 양문석이나 '도찐개찐(도긴개긴)'이니까, 장 후보에게 특별한 매력이 없더라도 어부지리로 찍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의 부동산 중개업자 지씨는 "장성민 후보에 대해 호감이 있거나, 장 후보가 잘해서가 아니라 어부지리로 뽑겠다는 정서가 생기고 있다"며 "어차피 두 명(양 후보와 장 후보) 모두 이쪽 지역 사람들이 아닌 '낙하산' 출신 아니냐"고 말했다.
지씨는 한 발 더 나아가, 이제라도 민주당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권자 입장에서 잘못된 건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의석 수 하나가 중요하겠지만, 국민의힘에 한 석을 내어주게 되더라도 대의를 위해 결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상록수역 근방에서 만난 또 다른 택시운전사 60대 인아무개씨 역시 "민주당이 (양 후보를) 계속 안고 가면 안 된다. 완전히 (지역주민들에게) 장난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문석 측 "후보 '유세 동선' 당분간 공개 안 한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양 후보와 만나기 위해 이날 오후 안산시 상록구에 있는 그의 선거캠프를 찾았지만 직접 만날 수는 없었다.
양 후보 캠프 관계자는 "내일(3일) TV토론회가 있다, 양 후보가 토론회를 준비하느라 오늘 공식 유세 일정이 없다"면서도 "이후에 유세 현장에 합류하겠지만, 그 일정은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취재진과의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였다. 캠프 측은 양 후보 관련 논란이 불거지기 이전까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해왔던 '안산갑 지역의 현장유세 동선'도 당분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양 후보를 둘러싼 논란 이후 유권자 반응을 묻는 질문에 "별반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반감을 가진 분들이 있지만 극소수"라며 <오마이뉴스>가 현장에서 접한 민심과는 사뭇 다른 반응을 내놨다.
그는 "한편에서는 양문석이 세니까 (국민의힘이) 양문석을 잡으려고 그러는(논란을 퍼트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승리한다는)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