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사진=뉴스사천 자료사진)
뉴스사천
해마다 이맘때면 텅 빈 바다는 더 넓어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없는 바다 예전과 같지 않은 바다에 홀로 서면 이젠 그만 포기해야 하는가, 언제나 평온을 되찾을 수 있을까, 생각에 가슴은 더욱 처절하게 무너져 내립니다. 입술을 깨물며 무던히 참으려 애썼지만 다시금 미어지고 혼미해지는 영혼을 어찌해야 하는지요.
바다를 남겨 두고 돌아오는 심정은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쓸쓸하고 허허롭습니다. 어깨너머로 들리는 묵묵부답의 파도소리만 거칠 뿐 나아지거나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힘들어 하며 우울하고 나약해 보이는 생각들, 표정들을 떨치려 해도 맘과 같지 않습니다. 피치 못할 운명이란 이런 것인가, 그렇구나 자위해 봅니다.
바람에 힘없이 쓸린 연분홍 벚꽃잎이 머리로 가슴으로 부대낍니다. 슬며시 벚꽃의 꽃말을 헤아립니다. 무수한 꽃잎만큼이나 꽃말 또한 무수합니다. '내면의 아름다움, 정신미情神美, 아름다운 삶의 덧없음, 순수함, 새로운 시작과 희망, 우아한 여성, 재생, 순결, 희망, 덧없음, 고귀한 자태…' 학생들은 때가 겹쳐서인지 꽃말을 '중간고사'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합니다.
아이들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