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함양
입사각, 반사각 등 수학적인 계산이 요구된다는 풍문이 있지만 결국 당구장에서 짜장면을 많이 먹어 본 사람에게 이길 수 없는 스포츠가 당구이다.
재능을 타고난 사람은 금방 게임을 이해할 수 있지만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야 계산한 각도대로 공을 보낼 수 있어 대중들에게 당구는 섬세한 스포츠로 알려졌다.
지금은 컴퓨터 게임을 비롯해 여가 활동들이 다양해지면서 과거만큼 당구가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7080세대 남성들에게 당구는 가장 인기 있는 놀이였고 동시에 비행청소년들의 상징이라는 오명도 함께 공존했다.
세계적으로 당구는 운영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며 한국은 크게 4구와 3구(캐롬 당구)로 나뉜다. 4구는 적구 두 개와 흰색, 노란색 공으로 경기를 진행하며 진행자는 흰색과 노란색 공을 번갈아 타격하여 적구를 모두 맞추면 점수를 획득한다. 여기서 적구를 제외한 상대방 공을 맞추면 적구를 모두 타격해도 점수를 획득하지 못하고 또 점수를 잃게 된다.(지역·상황별 규칙이 상이함) 대개 4구는 국내와 일본 이외의 국가에서는 보기 힘들다.
3구는 적구 한 개와 흰색 공, 노란색 공으로 시작되며 모든 공이 쿠션을 세 번 이상 맞추고 가격해야 승점을 획득하기에 상당히 난이도가 높다. 규칙은 4구에 비해 간단하지만 쿠션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경기마다 묘기에 가까운 기술들이 가장 많이 나온다.
당구 기술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며 그 중 기본으로 요구되는 기술은 '회전'이다. 가격할 첫 번째 구를 타격하고 쿠션을 맞아 돌아오는 것을 생각해 그에 맞는 높이와 방향을 설정한다. 물론 4구는 한 번에 적구 모두 타격이 가능하지만 결국 쿠션을 이용하기 때문에 회전은 필수다. 또한 구의 위쪽으로 가격하는 밀어치기, 없는 길을 강제로 만들기 위해 역으로 회전을 거는 찍어 치기 등 생각보다 복잡하다.
간혹 당구장 벽면에 '300이하 맛세이 금지'라는 표기가 적혀 있는데 이는 프랑스어를 일본식으로 표현한 말로, 찍어 치기 중 공을 위에서 밑으로 내려치는 기술이다. 이 행위는 당구대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어 능숙한 실력자가 아니면 자제를 권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당구인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용어는 프랑스어를 일본식으로 바꿔 유래된 것이지만 정작 일본에서는 당구의 인기가 없다.